삼성전자 외인 보유율 50%↑…'7만 전자' 고지 눈 앞에
이재용 사법리스크 해소 및 미국 정부의 'H20' 대중국 수출 규제 해제 영향
개미 빚투 열기, SK하이닉스 집중…"하이닉스 주가 조정 가능성 열어둬야"
국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대거 순매수하며 보유율 50%를 넘긴 반면 개인은 빚을 내서 투자한다는 ‘빚투’까지 감수하면서 SK하이닉스를 매수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18일까지 삼성전자를 1조877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달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수액(7130억원)의 2배를 이미 넘어섰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삼성전자 보유율은 50.19%를 기록, 지난 4월 24일(50.00%) 이후 3개월 만에 50%대를 회복했다.
지난 17일 대법원 판결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사법 리스크’가 해소된 영향이다.
아울러 최근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에 대한 대중국 수출 규제를 해제하면서 과거 H20용 메모리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의 수혜가 기대된 점도 투자 심리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이달 들어 외국인들은 SK하이닉스를 301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지난 11일 장중 처음으로 30만원을 돌파한 후 고점 부담이 커진 가운데 외국계 증권사 골드만삭스가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하자 대거 매물이 쏟아졌다.
외국인의 매매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들어 12.2% 올랐고, 지난 18일에는 0.6% 오른 6만7100원에 마감돼 '7만 전자' 고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 주가는 7.9% 떨어졌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이달에만 SK하이닉스를 1조2330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삼성전자는 2조3150억원어치를 팔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개인 투자자의 빚투 열기 역시 SK하이닉스로 집중됐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SK하이닉스의 신용잔고는 3951억원으로, 지난달 말(3052억원) 대비 30% 급증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신용잔고는 8340억원에서 8138억원으로 2% 감소했다.
신용잔고는 개인이 신용거래를 통해 주식에 투자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으로, 통상 주가 상승이 예상될 때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SK하이닉스 주가가 조정을 받자 저가 매수 기회라 여긴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신용잔고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HBM 시장 경쟁 심화 우려로 SK하이닉스의 주가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삼성전자의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HBM 시장 구도 변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주가 추가 조정 가능성이 높다”며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해 9월 저점까지) 조정될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