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산청 율곡사 대웅전' 파손…폭우에 국가유산 피해 8건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5.07.20 14:36  수정 2025.07.20 14:41

경남 산청 율곡사 대웅전 벽체 일부 훼손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수위 상승에 침수

보물 산청 율곡사 대웅전 피해 모습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은 20일, 지난 16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이날 오전 11시 기준 총 8건의 국가유산 피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틀 전 집계 보다 피해가 3건 늘었다.


피해 국가유산 유형은 사적이 3건, 보물이 2건, 국보·명승·국가등록문화유산이 각 1건이다. 지역 별로는 충남이 4건, 전남이 2건, 경북·경남이 각 1건이었다.


지난 19일 하루 300mm에 육박하는 비가 쏟아진 경남 산청에서는 보물 ‘산청 율곡사 대웅전’ 건물이 파손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율곡사는 신라 경순왕(재위 927∼935)대인 930년에 창건됐다. 현재 남아있는 대웅전은 조선 숙종(재위 1674∼1720)기인 1679년에 대대적으로 중수(낡고 헌것을 손질하며 고침)됐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율곡사는 산속에 있는 비교적 큰 규모의 조선 중기 건물로, 건축문화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아 1963년 보물로 지정됐으나 이례적인 집중호우에 산사태가 발생하며 벽체 일부와 주변 건물 1동 일부가 파손됐다. 현재 사찰 관계자들은 모두 대피한 상황이다.


전남 보성과 순천에서도 호우로 인한 피해가 이어졌다. 국가등록문화유산인 ‘보성 안규홍·박제현 가옥’은 안채 뒤쪽 석축의 흙이 무너져 내려 출입이 제한됐다. 현재 토사가 유실된 부분을 임시로 복구한 상태다.


조계산 자락에 있는 명승 ‘조계산 송광사·선암사 일원’은 진입로 약 10m 구간의 흙더미가 일부 흘러내려 피해 구간에 안전띠를 설치했다.


국가유산청 공식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는 등재 일주일 만에 물에 잠겼다.


세계유산에 오른 두 암각화 중 국보인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인근 사연댐 수위가 53m를 넘으면 침수되는데, 지난 19일 오전 5시를 기점으로 수위가 53m를 넘어섰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수몰된 것은 2023년 8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국가유산청은 현재 피해가 확인된 국가유산 주변의 통행을 제한하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2차 피해 및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응급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지난 19일 반구대 암각화를 찾아 안전 상태를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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