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말서 작성 직장 내 괴롭힘 핵심, 징계 철회하라"
허준 노조위원장 "가해자 징계 수개월째 미뤄"
KPGA협회, '업무상 과실' 이유로 해고 통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노조가 최근 불거진 직장 내 괴롭힘과 이에 따른 2차 가해, 부당징계 논란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와 ‘고용 노동부의 특별 근로 감독’ 시행을 요구했다.
KPGA 노조는 진보당 손솔 의원과 함께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4년 초부터 이어진 일련의 사건은 단순한 내부 인사 문제가 아닌, KPGA의 조직 윤리와 인권 감수성, 공공기관으로서의 책무에 대한 총체적 실패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꼬집었다.
앞서 KPGA의 고위 임원 A씨는 지난해 연말 직장 내 괴롭힘 및 갑질 논란에 휩싸였고 협회로부터 ‘무기한 정직’ 처분을 받았다.
이후 KPGA는 고위임원 A씨가 지난해 직원들에게 받았던 시말서를 근거로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징계위에 소환된 7명 중 6명은 괴롭힘 피해자였고, 2명이 해고, 견책 4명, 경고 1명 등의 징계가 내려졌다. 이 중에는 최초 신고자도 포함되어 있다.
최초 신고자인 B씨는 이날 기자회견장에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B씨는 “나 하나만의 문제가 아닌 조직 전체의 문제 때문”이었다며 “징계 이유가 된 시말서 또한 가해자 A씨가 욕설과 폭언, 압박에 의해 작성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시말서를 작성하게 만든 행위 또한 직장 내 괴롭힘의 핵심이다. 그럼에도 협회는 그 문서를 징계의 근거로 삼았다”라면서 “책임 있는 사람들의 진심 어린 사과와 가해자의 명확한 징계, 그리고 부당하게 내려진 징계의 철회를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해고 통보를 받은 C씨는 “‘해고’라는 두 글자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다수의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A씨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모욕, 주말과 밤낮 없는 근무 강요, 부당한 시말서 요구 등 심각한 가혹행위를 겪었다. 결국 동료들과 스포츠윤리센터와 고용노동부에 신고했다”라고 말했다.
C씨는 사무국 직원 생일자 쿠폰 지급 지채, 협회장 해외 출장 비용 집행 지체, 귀속 법인세 중간 예납 미납부에 따른 가산세 발생 관련 관리 소홀, KPGA 빌딩 입주사의 임대료 장기 미납에 대한 조치 미흡 및 지시 불이행을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에 대해 C씨는 “신고 이후 협회는 나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했고 ‘업무상 과실’을 이유로 해고를 통보했다. 나의 소명은 징계위원회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징계위원회는 가해자의 징계를 수개월째 미루던 이사진들이 구성한 위원회였다. 이미 사전에 결론이 내려진 듯한 회의였다”라고 주장했다.
KPGA 노조의 허준 위원장은 “고위임원 A씨는 다수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다년간 폭언, 인격 모독, 강압적 업무 지시, 장시간 노동 강요, 노동조합 탈퇴 종용 등을 해왔다. 해당 행위는 수 차례 제기되었으나 묵살되었고, 결국 일부 직원들이 경찰서, 노동청, 스포츠윤리센터 등 국가 기관에 신고했다”라고 그간의 경위를 밝혔다.
허 위원장은 “KPGA는 가해자 징계를 수개월째 미뤄온 가운데 피해자들부터 징계했다. 해고, 견책 등의 징계가 내려졌고 근거의 대부분은 가해자 A씨가 강압적으로 작성하게 한 시말서였다. 징계를 받은 일부는 KPGA 내규에 명시된 소명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사안은 노사 갈등이나 내부 인사 문제가 아닌, ‘공공기관의 인권’과 ‘스포츠계의 구조적 부조리’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따라서 KPGA 노조는 △문체부의 KPGA 대상 감사 시행, △고용노동부의 특별 근로감독 시행을 요구한다”라며 이번 사태를 끝까지 밝히고 바로잡을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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