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족쇄 등으로 저평가 됐던 금융주
자사주 소각·배당소득 분리에 '활짝'
최고가 경신…하반기까지 이어질 듯
코스피 상승세와 함께 금융지주 주가가 연일 상승하고 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배당소득 분리과세 방안 등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면서 부터다.
그동안 여러 규제와 낮은 배당성향 등으로 금융주의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당분간 금융주의 순풍이 이어진다는 기대가 커지는 모습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44분 기준 KRX 은행지수는 1307.07으로 올초 대비 53.8% 상승했다.
KRX 은행지수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주요 은행 종목들을 모아 주가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나타낸 지표로, 국내 은행업 전체의 주가 흐름과 동향을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개별 금융지주를 살펴보면 KB금융과 신한지주는 같은 기간 동안 40%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60%를 넘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금융주들이 이처럼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정부의 금융 정책이 이들의 주가 상승폭을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어서다.
그동안은 각종 규제와 낮은 배당성향 등으로 금융주의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우선 대출 총량 제한과 상생금융 압박 등의 규제는 궁극적으로 금융지주의 수익을 제한하게 된다. 투자자 입장에선 가치가 오를 거라는 기대가 적을 수밖에 없고, 결국 주가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평가됐다.
낮은 배당성향도 영향을 미쳤다. 과거 금융당국은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위해 은행권에 배당을 줄일 것을 지속적으로 권고해왔다. 이익에 비해 배당이 적었기 때문에 배당주로서 매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새 정부 들어서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는 점이 변곡점이 될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정부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자사주는 회사가 시장에서 사들인 자기주식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발행 주식 수를 줄이기 때문에 주당순이익이 높아지고, 주주 가치가 올라간다.
실제 금융지주들도 정부의 정책 방향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자사수 매입소각을 실천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2027년까지 3조원 이상의 자사주를 소각해 발행 주식 수를 대폭 줄일 계획이며, 하나금융은 전체 주주환원 재원 중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2023년 13%에서 2027년 47%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도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배당소득을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합산하지 않고, 별도로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연간 이자·배당소득이 2000만원을 넘을 경우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돼 최고 45%까지 세금을 내야 한다. 결국 고소득자는 금융주에 거액 투자하기를 꺼린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세금 부담이 낮아진 만큼 실질 배당수익률이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거액 자산가들의 자금이 금융주로 대거 유입되면서 주가를 직접적으로 끌어올리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배당을 확대해 투자자를 유입하고 주가 상승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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