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바이오] 삼성바이오에피스 '퍼스트 펭귄' 김경아 사장…신약 바다로 '발돋움'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5.07.11 06:00  수정 2025.07.11 09:10

삼성그룹 최초의 여성 전문경영인

삼성에피스홀딩스 초대 대표 겸임

신약 개발로 에피스 사업 영역 확장



제약·바이오 산업을 이끄는 누군가(Who)의 이야기를 후(Who)련하게 파서 보여드립니다. 이 코너에 꼭 등장했으면 좋겠는, 혹은 등장하지 않으면 서운할 인물이 있다면 제보 환영합니다.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삼성바이오에피스

퍼스트 펭귄. 무리를 위해 가장 먼저 미지의 바다로 뛰어드는 용감한 펭귄을 말한다. 기업에서는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선구자에게 붙는 상징적인 호칭이다.


삼성 내에서도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퍼스트 펭귄이 있다. 바이오 산업에서 시밀러(복제약)로 글로벌 무대에 진입한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김 사장은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삼성이 만드는 신약’이라는 미지의 바다에 뛰어드는 퍼스트 펭귄의 역할을 맡았다.


바이오 전문가가 만든 역대 최대 실적

지난해 12월 취임한 김경아 사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창립 초기부터 합류해 회사를 정상급 반열에 올린 주역이다. 삼성그룹 최초의 여성 전문경영인이자 오는 10월 신설될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초대 대표를 겸임하게 된 그는 삼성의 바이오 사업을 이끌 선구자로 주목 받고 있다.


김경아 사장의 ‘리더십’은 전문성에 뿌리를 둔다. 서울대 약학 학·석사, 존스홉킨스대 독성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2010년 삼성종합기술원 수석연구원으로 입사하며 삼성과 연을 맺었다. 이후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합류해 파이프라인 선정부터 개발, 공정, 품질, 인허가까지 바이오시밀러 개발의 전 과정을 직접 총괄했다.


김 사장의 실무 경험과 전문성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성과로 증명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까지 총 11종의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글로벌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품목 수 기준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1조 5377억원, 영업이익 4354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51%, 영업이익은 112% 급증한 수치다.


김 사장의 리더십은 단순한 개발 속도전을 넘어 사업 구조의 근본적인 혁신으로 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직접 판매’ 체제 구축이다. 판매 대행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유통망을 확보하는 직판 방식은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핵심 전략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실제로 2023년 유럽에서 희귀질환 치료제 ‘에피스클리’를 직접 판매하며 그 첫 발을 성공적으로 디뎠다.


시밀러 넘어 신약으로…삼성의 ‘넥스트 챕터’ 연다
김경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 ⓒ삼성바이오에피스

안정적인 성과에 안주하지 않는 김 사장의 다음 발걸음은 신약 개발에 있다. 최근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인적분할을 통해 신약 개발 기능을 독립시키는 구조 재편을 단행했다. 김 사장은 삼성의 신약 개발을 총괄할 지주회사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첫 수장으로 선임되는 중책을 맡았다.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자체 신약을 보유한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삼성이 그 선봉의 역할을 김 사장에게 맡긴 것이다. 그동안 경쟁 그룹에 비해 굵직한 신약 성과가 부족했던 삼성에 있어 김 사장은 바이오 개발 생태계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최적의 리더로 평가 받고 있다.


“13년 동안 임직원과 함께 성장해 온 것이 큰 보람입니다. 지속적인 혁신과 도전을 통해 글로벌 제약사로 한층 더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경아 사장의 올해 창립 13주년 기념사 발언이다. 김 사장은 구성원과 조직의 성장을 함께 꿰고 있는 리더다. 그리고 이제 그는 자신이 일군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넘어 삼성 그룹의 다음 해답인 신약 개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퍼스트 펭귄 김경아 사장이 지난 13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이라는 새로운 바다에 뛰어들 준비를 마친 가운데 그가 이끌 넥스트 챕터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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