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스트레스] 관세 서한 발송, 투자자에겐 기회 될 수 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5.07.09 05:04  수정 2025.07.09 05:05

서한 발송 이후 뉴욕증시 하락에도 국내 증시 상승 마감

"7월은 상호 관세 리스크 본격 해소 국면"

저가 매수 노리되 종목별 차별화 흐름 주의해야

내수주 및 조선·방산 '추천'…수출주는 '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1일부터 우리나라에 상호관세 25%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함에 따라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탓에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한미가 합의 의지를 거듭 확인한 만큼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관세 영향권에 노출된 반도체, 자동차 등 수출주보다는 유통, 화장품 등 내수주 비중을 늘리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각각 1.81%, 0.74% 상승 마감했다. 관세 서한 후폭풍으로 간밤 뉴욕증시가 하락 마감한 것과 달리, 국내 증시는 합의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견인한 모양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시각으로 이날 새벽 한국, 일본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 상호관세율을 명시한 서한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계정에 첨부한 서한 사진에는 "8월 1일부터 미국으로 보낸 모든 한국산 제품에 겨우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고, 이 관세는 모든 품목별 관세와 별도"라고 적시됐다.


상호관세 불확실성이 3주가량 연장된 셈이지만, 증권가에선 "본격적인 해소 국면"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 금융시장의 관세 불확실성을 다시 자극하는 이벤트가 됐다"면서도 "결과적으로 협상 시간을 연장하는 모양이어서 일종의 '타코(TACO) 트레이드'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TACO는 'Trump Always Chicken Out'의 앞 글자를 딴 신조어로, '트럼프는 항상 겁을 먹고 물러선다'는 의미다. 관세를 예고한 뒤 관세 발표 직전 물러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꼬는 표현이기도 하다.


박 연구원은 "8월 1일까지 한국과 일본 등 주요 파트너국과의 협상이 타결된다면 관세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7월은 상호관세 리스크가 확산되는 국면이 아닌 본격적인 해소 국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통령실에 따르면, 미국 측은 한미 안보실장 협의 과정에서 "관세 부과 시점인 8월1일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양국이 그전까지 합의를 이루기 위해 긴밀히 소통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협상 행태를 비꼬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 TACO는 'Trump Always Chicken Out'의 앞글자를 딴 신조어로, '트럼프는 항상 겁을 먹고 물러선다'는 의미다. ⓒ아마존 갈무리

관세 불확실성의 '출구'가 임박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저가매수를 노리되 종목별 차별화된 흐름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의 과도한 우려보다는 조정 국면을 활용한 저가 매수 기회로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며 "업종별 차별화된 대응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 이슈 민감도가 낮고, 최근 실적 흐름도 개선되고 있는 지주·금융·유통·화장품 등 내수주 중심 대응이 상대적으로 유효할 수 있다"며 "조선·방산은 한국 정부 협상 카드로 활용될 수 있는 데다 최근 주가 조정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 시 저가 매수 접근이 가능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반도체·자동차·가전 등 전통적 수출주는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어 보수적 접근이 적절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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