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2분기 잠정실적 발표…반도체 부진 전망
HBM3E 12단 엔비디아 공급 지연 악재 작용
최근 원화 강세도 실적 감소 요인으로 분석돼
하반기 HBM공급·낸드 회복 과제…반등 고심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 ⓒ뉴시스
삼성전자가 오는 8일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SK하이닉스가 지난 4분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관건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매출 회복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8일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 전망은 잿빛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기존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보다 낮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76조6412억원, 영업이익 6조8173억원이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3.4% 증가, 영업이익은 38.3% 감소한 수치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영업이익이 7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키움증권 5조6700억원, 하나증권 5조8000억원 등으로, 지난해 동기간 10조4400억원과 비교하면 큰 폭 감소한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을 전망하는 주요 요인은 반도체다. HBM 5세대 'HBM3E 12단'의 엔비디아 공급이 늦어지는 게 악재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납품에 성공한 AMD, 브로드컴 등은 중요 고객사이지만, 전 세계 AI 가속기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에 납품을 하지 못하면 반등을 이루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 품질 테스트 통과가 지연되고, HBM 매출액의 회복 시점이 당초 기대보다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른 상업부의 실적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낸드 부문 적자가 지속되고 있고, 파운드리 부문의 턴어라운드 정도 역시 당초 기대보다 약해 2조원 수준의 영업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원화 강세도 실적의 감소 요인"이라고 짚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4조6000억원으로 낮아진 시장 기대치를 재차 하회할 전망"이라며 "스마트폰 부문 선방에도 불구하고 HBM 매출 감소와 선단 공정의 후행적 비용 반영, 파운드리 저가동 지속 등 결과로 반도체 실적이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TV와 생활가전, 디스플레이 등의 사업에서도 수익성 둔화로 기존 예상보다 영업이익이 4000억원 감소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 급락이 전사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SK하이닉스와의 격차는 2분기에도 벌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SK하이닉스는 HBM 호조로 올해 2분기 9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7조4405억원)을 더하면 SK하이닉스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6조원 이상으로 점쳐진다. 반면 삼성전자 전사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약 12조원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업계의 시선은 삼성전자 하반기 전략으로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D램·낸드 등 메모리 경쟁력 회복과 시스템LSI·파운드리 적자 폭 축소에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HBM3E 12단 제품의 엔비디아 공급 타진 및 HBM4(6세대) 양산도 하반기를 목표를 서둘러 반등을 노린다는 입장이다.
손 연구원은 "예상대비 부진한 2분기 실적이 예상되나 D램 1c 개발 완료 소식이 전해진 뒤 내년 HBM 시장 침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중"이라며 "아직 HBM4 양산 수율·품질 확보 여부와 파운드리 사업의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를 확인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지만 낮은 밸류에이션과 바닥을 지난 기대 심리·실적 감안 시 하방보다 상방을 바라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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