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비용 부담 억제 위한 캐피탈사의 자동차보험 판매 허용 바람직
규제 완화 시장경쟁 촉진, 산업 동반성장, 소비자 맞춤 서비스 제공에 기여
글로벌 트렌드 및 업권간 규제 형평성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 필요
최근 생활물가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이자비용 부담으로 가계의 소득 여건이 크게 악화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소비자의 선택권 확대와 금융비용 절감을 위한 금융규제 개선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국민 생활에 필수적 금융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금융(할부·리스)을 주로 취급하는 캐피탈사에 대해서만 보험대리점 업무가 유일하게 제한되고 있다.
현재 여신전문금융업법, 보험업법시행령에 따라 신용카드사를 포함한 대부분 금융기관에 보험모집 등 보험대리점 업무가 허용되고 있음에도 캐피탈사만은 예외적으로 배제돼 있다.
이는 자동차 금융과 보험이 밀접하게 연계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규제로, 금융소비자와 캐피탈사 모두에게 불합리한 제약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당국도 소비자 선택권 확대와 캐피탈사 성장동력 지원을 위해 캐피탈사의 보험모집 허용을 발표한 바 있으나 현재 제도화가 중단된 상황이다.
캐피탈사에 대한 자동차 보험 판매 허용은 국민경제적 효익 및 소비자 편익을 크게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첫째, 국민경제적 효익 측면에서 시장경쟁 촉진과 혁신유도, 자동차 금융 및 보험산업 동반성장, 민간소비 진작 및 내구재 시장 활성화가 기대된다.
현재 자동차보험 시장은 대형 보험사 중심의 과점구조로, 가격경쟁과 서비스 혁신이 제한적이다. 캐피탈사의 시장 진입은 신규 사업자 유입을 통한 경쟁 촉진, 서비스 혁신 등 긍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또한, 캐피탈사와 보험사의 협업은 자동차 금융과 보험산업의 동반성장을 촉진한다. 예를 들어 중소보험사는 캐피탈사가 보유한 차량 정보를 활용해 보험요율 산정의 정확도를 높이고 손해율을 개선할 수 있다. 이는 보험산업의 건전성 강화와 자동차 금융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진다.
민간소비 진작 및 내구재 시장 활성화도 예상된다. 자동차 금융과 보험 가입이 동시에 이뤄질 경우 패키지 금융상품 가입에 따른 할인 혜택으로 소비자의 비용 부담이 줄어들어 자동차와 같은 고가 내구재 구매가 촉진된다. 이는 민간소비 진작, 내수 활성화 등 국민경제 전반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미친다.
둘째, 소비자 편익 측면에서 금융서비스의 접근성과 편의성 제고, 맞춤형 보험상품 제공, 금융비용 절감이 기대된다. 캐피탈사는 리스·할부 등 자동차 금융을 주로 취급하며, 자동차 구매·이용과 보험 가입이 불가분의 관계임을 잘 이해하고 있다.
보험대리점 업무가 허용될 경우, 소비자는 차량 구매·리스와 동시에 보험을 가입할 수 있어, 복잡한 절차와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는 금융서비스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인다.
또한, 자동차 금융과 보험을 연계할 경우, 범위의 경제(economies of scope: 2개 이상의 서비스를 함께 제공시 각각의 서비스를 별도 제공할 경우에 비해 비용절감이 나타나는 효과)측면에서 캐피탈사는 중복되는 마케팅 비용이 줄어들고, 이 절감분이 소비자에게 더 낮은 보험료로 환원될 수 있다.
실제로 보험료를 리스·할부 월납입금에 포함시켜 분할납부가 가능해지면 소비자의 비용 부담 완화 효과도 기대된다.
주요 선진국들의 경우 이미 자동차 금융과 보험간 연계가 보편화되어 있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자동차 금융사가 보험대리점 자격을 취득해 자동차보험을 직접 판매하거나, 보험사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연계상품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미국 등 세계 30여개국에서 자동차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요타 파이낸셜 서비스(Toyota Financial Services), 영국 등 유럽을 중심으로 월간 구독형 보험서비스를 제공하는 BMW 인슈어런스 솔루션즈(BMW Insurance Solutions)는 자동차 금융과 보험을 결합한 혁신 상품을 통해 소비자 편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러한 연계는 소비자에게 차량 구매, 금융, 보험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며, 맞춤형 보험료 산정, 데이터 기반 리스크 평가, 보험료 인하 등의 효과를 실현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는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디지털 플랫폼 등 기술혁신을 토대로 자동차금융-보험 간 융합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소비자 선택권 확대와 금융서비스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신흥시장(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에서도 자동차 금융사와 보험사의 협업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로써, 국제적 기준 및 시장 환경변화에 부합하고 업권간 형평성 원칙을 준수한다는 측면에서 규제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금융기관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소비자 중심의 통합 금융서비스 제공이 표준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자동차 금융과 보험의 연계는 소비자 편익 증진, 시장경쟁 촉진, 보험산업 혁신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규제 형평성 차원에서 캐피탈사의 자동차보험 취급 허용이 시급하다. 이는 국민경제 효익과 소비자 후생 제고를 가져오고, 나아가 국내 금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jyseo@smu.ac.kr / rmjise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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