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제네시스, 상반기 판매 '뚝'… 깊어지는 고민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5.07.02 11:14  수정 2025.07.02 11:15

제네시스, 올 상반기 6만1114대 판매… 전년比 9.9% ↓

대중차 판매가 상쇄… 현대차 전체 판매는 2.7% 증가

모델 체인지에도 효과 '미미'… 힘 떨어진 G80·GV80

'럭셔리 브랜드' 입지는 굳혔지만… '가치 높이기' 숙제

'제네시스 청주'에 전시된 제네시스 차량 ⓒ제네시스

현대자동차의 럭셔리 브랜드로 출범한 지 10년을 맞은 제네시스가 고민에 빠졌다. 고성장을 이어오던 그간의 성적과 달리 올해는 판매량이 기대보다 저조한 수준에 머무르면서다. 스테디셀러였던 G80, GV80은 회심의 모델 체인지에도 불구하고 힘을 쓰지 못했다.


10년 간 럭셔리 브랜드로의 자리매김은 성공한 만큼, 올해부터는 '브랜드 가치 높이기'가 새로운 숙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올해 전국 곳곳에 신개념 브랜드 전시장을 줄줄이 오픈하며 고객 투자를 확대하는 것 역시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올 상반기(1~6월) 국내 시장에서 6만1114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만7794대를 판매한 것과 비교하면 9.9% 하락한 수치다.


두자릿수 가까이 떨어진 판매 부진의 원인을 경기 불황과 내수 침체로 돌리기도 어렵다. 경기 부진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현대차, 기아 등 대중 브랜드의 경우 오히려 상반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총 35만4900대로, 전년 대비 2.7% 늘었다. 제네시스의 판매 부진을 현대차가 메웠다는 의미다. 기아 역시 올 상반기 국내 시장에서 전년 대비 0.4% 증가한 29만2103대를 판매했다.


모델별로 보면, 제네시스의 고성장을 담당하던 스테디셀러들이 힘을 쓰지 못한 영향이 컸다. 대표 세단 모델인 G80의 상반기 판매량은 2만2201대로 전년대비 8.8% 하락했고, 대형 SUV GV80은 1만6497대에 그치며 무려 30.7%나 줄었다. 단종설에 휩싸인 G70 역시 998대 팔리며 16.5% 줄었고, 플래그십 모델인 G90도 3932대로 전년 대비 11.0% 하락했다.


당장 판매 모델에 큰 변화를 주기도 어렵다. 작년 주요 차종이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이미 거쳤기 때문이다. 핵심 모델인 G80, GV70, GV80은 지난해 부분변경을 거쳐 앞으로 최소 3년 간은 현재 모델을 유지해야 한다.


제네시스의 판매 부진은 올해가 브랜드 출범 10주년을 맞는 해라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다. 2015년 현대자동차의 럭셔리 브랜드로 야심차게 출발해 10년 간 빠르게 입지를 굳혔지만, 지속 성장이라는 새로운 숙제를 안게된 것이다.


올해 유독 '고객 경험' 관련 투자를 늘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엔 신개념 전시장이자 고객 전용 라운지가 마련된 '제네시스 청주'를 오픈했고, 서울 신라호텔 5층에 제네시스 고객 전용 라운지를 마련하기도 했다. 차량 완성도로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량으로 입증해낸 만큼, '브랜드 가치 높이기' 작업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는 문화 생활과 연결짓는 시도를 늘리고 있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제네시스 하우스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지어져 다양한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고, 최근엔 PGA(미국프로골프협회) 투어와 오는 2030년까지 첫 공식 자동차 후원 협약을 체결했다.


송민규 제네시스 부사장은 지난 25일 제네시스 청주에서 열린 미디어 투어에서 "올해 브랜드가 독립한 지 10년을 맞았다. 10살된 제네시스에게 청주점은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자, 동시에 큰 숙제같은 공간"이라며 "양질의 재료와 장인정신 쏟아부은 자동차 체험하는게 근본적 목적이며, 제네시스가 어떤 브랜드인지 고객이 직접 느낄수있는 공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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