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월드컵 조별리그에서만 악천후로 다섯 차례나 경기 지연
울산도 조별리그 1차전서 킥오프 직전 낙뢰로 65분 기다려
선수들 집중력 저하 우려, 날씨 변수까지 고려한 플랜B 마련 절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개막을 1년 여 앞두고 현지 낙뢰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1년 뒤 미국에서 월드컵이 열리는 만큼 현재 진행 중인 클럽월드컵은 대회 운영과 준비, 그라운드 컨디션 등 여러 면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날씨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조별리그에서만 악천후로 다섯 차례나 경기가 지연되는 등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고 있고, 경기 외적인 예상치 못한 변수가 승패 흐름마저 바꾸고 있는 실정이다.
클럽월드컵에 참가했던 울산 HD 역시 낙뢰 변수를 겪었다.
울산은 지난달 18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인터앤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와 1차전 킥오프 직전 경기장 인근에 낙뢰가 감지된 탓에 라커룸으로 돌아가 무려 65분 동안이나 대기해야 했다.
울산은 1승 제물로 여겼던 마멜로디를 상대로 예상치 못한 스리백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경기가 지연된 사이 대응책을 마련해 나온 마멜로디에 철저히 당하며 0-1로 패했다.
첫 단추를 제대로 꿰지 못한 울산은 결국 조별리그 3패로 조기에 짐을 쌌다.
지난달 29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 벤피카의 클럽월드컵 16강전 맞대결에서도 낙뢰라는 외적인 변수가 경기를 지배했다.
첼시가 1-0으로 앞서며 승리를 눈앞에 둔 후반 40분 경 낙뢰를 동반한 기상 악화 우려로 무려 117분 동안 경기가 멈췄다. 약 2시간 만에 재개된 경기에서 전열을 재정비한 벤피카가 결국 후반 추가 시간 극적인 동점골을 넣고 경기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연장전에서 3골을 몰아친 첼시가 4-1로 승리하긴 했지만 이날 양 팀은 무려 4시간 38분 동안 경기를 펼쳐야 했다.
엔조 마레스카 첼시 감독은 “여기는 축구할 수 있는 동네가 아니다”라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클럽월드컵에서 등장한 낙뢰 변수는 월드컵을 준비하는 홍명보호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목표로 하는 8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현지 날씨 변수와 체력전을 고려한 선수 구성과 치밀한 대응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경기가 중단됐을 경우를 가정한 플랜B 마련은 필수가 됐다. 한국은 유럽이나 남미 강호들에 비해 선수층이 두텁지 않기 때문에 홍명보 감독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김판곤 감독은 “낙뢰로 경기가 중단됐을 때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어버리기도 했다”면서 “중단된 시간을 어떻게 잘 관리해서, 이점을 살릴 수 있을지 대표팀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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