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늦어도 4일까지 강화된 상법 개정안 처리 목표
대주주 영향력 제한 '3%룰' 담겨…경제계, 부작용 우려
재계 "대세 거스를 수 있겠나"…직접적 우려 표명 자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와 기업인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대세를 거스를 수 있겠나".
경제계와 재계가 정치권의 상법 개정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상법 개정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데다 국민의힘이 '전향적인 태도'로 돌아선 만큼 현실화 임박에 긴장감이 감지된다. 여당은 대주주의 영향력을 제한하는 '3%룰' 등을 담아 강화된 상법 개정안을 오는 3일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강화된 상법 개정안에 대해 '3일 선(先)처리-후(後)보완'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김병기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코스피 5000 시대의 마중물이 될 상법 개정안도 (6월 임시국회 회기 안에)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상법 개정안과 함께 처리할 추가경정예산안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가 늦어지더라도 늦어도 4일까지는 법안 처리를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 의무 ▲전자주주총회 도입 ▲감사위원·감사 선출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 의결권 3% 제한 ▲대규모 상장회사의 집중투표제 강화 ▲사외이사의 독립이사 변경 등 기존 개정안보다 강화됐다.
민주당은 경제계와 재계의 우려가 큰 만큼 일부에 대해선 향후 논의 과정에서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표적인 게 배임죄 부담 완화 방안이다. 경제계와 재계는 상법 개정에 따른 이사 책임 강화가 배임죄 남발 사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배임죄 완화 혹은 폐지를 주장해 왔다.
김 원내대표는 "경제계의 우려를 불식할 보완 대책도 논의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경영계도 대다수 주주의 이익을 고려하고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제고해야 할 때라는 것, 그리고 상법 개정으로 우리 주식 시장이 한층 더 높이 뛰어오르게 될 것이라는 기대에 함께 공감했다"며 "소송 남발 등 경영계의 우려는 지나친 기우이지만 법 시행 후 그런 부작용이 만에 하나라도 나타난다면 신속하게 보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상법 개정에 반대해 왔던 국민의힘까지 전향적 검토 의사를 밝히면서 재계에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재계의 한 인사는 "상법 개정은 이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부터 추진 의사를 강하게 드러냈기 때문에 '변수'가 아닌 '상수'"라며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변경하는 것 등 우려되는 게 있기야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할 방법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인사도 "대세를 거스를 수 있겠나. 재계에서 우려를 표하기도 조금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 의무를 명문화하는 건 그럴듯해 보이지만 굉장히 위험한 요소가 있다"며 "의사 결정을 할 때 거래 비용이 많아질 텐데 경영의 스피드한 결정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주 입장에서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인센티브가 생기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제계는 상법 개정안이 처리되기 전 업계의 우려를 전달하고, 상법 개정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치권과 지속적으로 접촉 중이다.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전날 민주당과의 간담회에서 "지나친 소송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남용 우려가 큰 일부 배임죄 폐지, 사법적 판결을 통해 정착돼 온 경영 판단의 원칙을 주주 충실의무 조항과 함께 상법에 함께 반영하는 문제, 경영권 보장 장치에 대한 고민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 부처 장관들과 의견을 조율하는 모습을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마지막까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공정 성장'이라는 새 정부 경제 정책이 더 효과적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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