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표 배달앱 '땡겨요'
소상공인과 지역사회가 고객인 플랫폼
진옥동 회장이 직접 기획한 상생 프로젝트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우리동네 배달앱"
최근 가계대출에는 금융당국의 직접적이고도 강력한 제동이 걸렸고, 기업대출에서는 연체율이 오르면서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6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제한되는 등 은행의 수익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전통적으로 예대마진에 의존하던 은행들의 이자이익 성장세는 둔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이에 은행권은 본업 바깥에서 '생활 속 플랫폼'으로 역할을 넓히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배달 서비스부터 알뜰폰, 여행 특화 카드, 학사관리·건강관리 등 비금융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전 세대 고객의 '일상'을 선점하려는 전략을 본격화 하고 있다. '은행은 변신 중' 기획 시리즈는 이런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 본다. 은행이 더 이상 '돈만 맡기는 곳'이 아닌, 고객의 하루를 설계하고 동네 경제를 살리며, 취향을 반영한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4편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은행이 만든 배달앱에서 치킨을 시킨다고요?"
놀랄 일도 아니다. 신한은행이 자체 개발한 배달앱 '땡겨요'가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를 허무는 대표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주문만 되는 앱이 아니다. 중개수수료 2%, 당일 정산, 지역화폐 연동 할인, 심지어 소상공인 대상 대출까지 연결된 이 플랫폼은 은행이 본업 밖에서 만든 생활형 슈퍼앱의 모델이기도 하다.
'땡겨요'는 신한금융그룹 역사상 최초의 비금융 플랫폼 사업으로, 2020년 12월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이후 약 1년간의 준비를 거쳐 지난 2022년 1월14일 정식 출시됐다.
당시 그룹의 수장이었던 진옥동 회장이 신한은행장 재임 시절부터 직접 기획에서 런칭까지 진두지휘한 사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땡겨요의 슬로건은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우리동네 배달앱". 이름만큼이나 방향성도 분명했다. 수익보다는 상생을, 독점보다는 건강한 시장 구조를 지향한 것이다.
소상공인 위한 진짜 '착한 플랫폼'…중개수수료 2%, 업계 최저 수준
'땡겨요'는 입점 수수료와 광고비를 받지 않고, 업계 최저 수준인 2%의 중개 수수료만 부과한다. 기존 배달앱 수수료 평균이 11.4%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조건이다.
예를 들어 월 매출이 500만원인 가맹점의 경우, 타 배달앱을 사용할 땐 약 443만원이 정산되지만, '땡겨요'는 490만원을 돌려받는다.
여기에 신한은행이 자체 구축한 전자결제시스템(PG)을 통해 수수료 없이 당일 정산까지 가능하다. 빠른 정산은 자금 회전에 민감한 소상공인에겐 치명적인 강점이다.
지난 2023년 10월엔 '소상공인 상생 매일 땡겨드림 대출'이라는 금융 상품도 선보였다. '땡겨요' 가입 사업자를 대상으로 매일 일정 금액을 대출해주는 서비스로, 일 매출액 변동으로 인해 안정적인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매일 일정 금액의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시와 손잡고…공공 배달앱 시장도 진출
휴게소, 푸드코트, 구내식당으로…'땡겨요'는 진화 중
'땡겨요'는 공공 부문으로도 빠르게 확장 중이다. 올해 3월 신한은행은 서울시의 공공배달앱 '서울배달+' 단독 운영사로 선정돼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이후 4월에는 서울시와 18개 치킨 프랜차이즈와 협약을 맺고 최대 30%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서울배달+ 가격제'도 도입했다.
'땡겨요'는 배달 시장을 넘어 오프라인 외식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2023년 5월에는 매장 내 테이블에서 '땡겨요' 앱으로 직접 주문하는 '매장식사' 서비스를 도입했고, 2024년 4월엔 앱 없이도 QR 주문이 가능한 웹 버전도 출시했다.
특히 국내 휴게소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POS기 개선, QR 마케팅 최적화, 현장직원 직접 배치 등을 통해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고, 운영 주체가 '은행'이라는 점도 차별점이다.
2024년 5월 외동휴게소(포항방향)에서 첫 오픈한 이후, 2025년 6월 현재 전국 휴게소 104곳과 계약을 체결했고, 이 중 70개 지점에서 서비스가 이미 운영 중이다.
휴게소 도입 디지털 모바일 주문 서비스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시장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이제 '땡겨요'는 단순한 배달앱을 넘어섰다. 지역화폐 결제, 소상공인 대출, 지자체 협업까지 아우르며 종합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은행은 변신 중②] "은행 창구에서 알뜰폰을 개통한다고요?">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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