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말 기준 1조1674억원…2020년 比 32% 늘어
평균 소액대출 금리 연 16.4%…고금리에도 이용 늘어
불법사금융 '완충장치' 역할…연체·부실 위험 우려도
업계 "가계대출 넓히려는 흐름…앞으로 더 확대될 것"
저축은행권의 소액신용대출 잔액이 3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난 중저신용자들의 '마지막 금융 창구'이자,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것을 막아주는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26일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잔액은 1조1674억원으로 전년(1조1488억원) 대비 1.6% 늘었다.
저축은행업권의 신용대출은 ▲2020년 말 8811억원 ▲2021년 8989억원 ▲2022년 1조216억원으로 해마다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3년 사이 약 32% 늘어난 셈이다.
소액신용대출은 300만~500만원 한도 내에서 담보 없이 당일 대출이 가능한 상품이다. 신용등급이 낮거나 금융 이력이 부족해 시중은행 대출이 어려운 중저신용자, 저소득층, 사회 초년생 등이 주 이용자다.
중저신용자는 일반적으로 신용등급 6~10등급 사이에 해당하는 계층이다. 사회 초년생, 자영업자, 비정규직 등 금융접근성이 떨어지는 이들이 포함된다.
최근 일부 저축은행들이 조건부 우대금리를 적용해 연 5~7%대 소액대출 상품을 내놓는 등 금리 부담 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전체 평균 금리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16.4%로 일반신용대출 금리(14.9%)보다 1.5%p(포인트) 높다.
소액신용대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은 금융 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와 가계부채 관리 기조로 인해 중저신용자의 금융 접근성이 제한된 현실과 맞닿아 있다.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난 이들이 불법 사금융에 내몰리지 않도록 막는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무분별한 대출 확대와 저신용자 대출 증가가 이어질 경우, 연체율 상승과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저축은행 업권의 연체율이 9%대에 진입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며 부실 위험에 대한 경계감도 높아지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소액신용대출은 신용도가 낮은 고객이라도 비교적 빠르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돕는 상품이다. 사실 저축은행 입장에선 수익성이 큰 상품은 아니다"라며 "경기 불안정 속에 300만원 안팎의 소액을 찾는 서민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소액대출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2~2023년에는 가계대출 규제 여파로 영업이 위축됐지만, 최근엔 다시 가계대출 쪽으로 발을 넓히려는 흐름도 감지된다"며 "일각에서 나오는 부실 위험에 대한 우려도 인지하고 있다. 다만, 연체율은 대출 후 일정 시간이 지나야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향후 부실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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