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반씩 나눠 갖자"…검찰, '대리 입대' 20대 항소심서도 실형 구형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5.06.19 09:06  수정 2025.06.19 09:07

검찰, 병역법 위반 혐의 등 피고인에게 징역 2년 6개월 구형

"국가 행정절차 신뢰 훼손…원심 형 가벼워서 부당"

피고인 "수용 생활하며 뼈저리게 반성…다시는 죄 짓지 않겠다고 결심"

병무청 설립 이래 대리 입대 적발은 처음…다음 달 18일 선고

법원ⓒ데일리안 DB

군인 월급을 반씩 나눠 갖기로 하고 '대리 입대'한 20대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구형했다.


지난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모씨의 사기, 병역법 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국가 행정절차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으므로 원심의 형은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최후진술에서 "제가 지은 죄로 인해 국가와 병무청 관계자들께 너무 죄송하다. 수용 생활을 하면서 뼈저리게 반성했고,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현재 열심히 정신질환 치료를 받고 있다. 평생 국가와 사회에 부채 의식을 갖고, 꼭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고 약속드린다"며 선처를 구했다.


조씨는 최모씨 대신 입대하는 대가로 병사 월급을 반씩 나눠 갖기로 하고, 지난해 7월 강원 홍천군 한 신병교육대에 최씨 대신 입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두 사람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사이로, 최씨가 '군인 월급의 절반을 주면 대신 현역 입영을 해주겠다'는 조씨의 제안을 승낙하면서 범행이 이뤄졌다.


조씨는 병무청 직원들에게 최씨 주민등록증과 군인 대상 체크카드(나라사랑카드)를 제출하는 등 최씨 행세를 하며 입영 판정 검사를 받고 최씨 신분으로 3개월간 군 생활을 이어갔다.


그는 군인 월급이 예전처럼 적지 않은 데다 의식주까지 해결할 수 있어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대가로 164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범행은 적발을 두려워한 최씨가 지난해 9월 병무청에 자수하면서 드러났다. 조씨는 대리 입영 전 자신의 병역의무 이행을 위해 입대했다가 정신건강 문제로 전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 병무청이 설립된 이래 대리 입대 적발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8일 열린다.


한편, 최씨는 불구속 기소돼 올해 4월 대전지법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최씨와 검찰 모두 항소하지 않으면서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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