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간담회 개최
에피스와의 분할로 고객 이해상충 우려 해소
생산거점 "해외 아닌 송도가 경제적이라 판단"
“이번 인적분할의 이유는 단 하나 밸류업입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두면서 제기된 이해상충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고 퓨어 플레이 CDMO 기업으로서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2025(바이오 USA 2025) 행사 일환으로 간담회를 갖고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인적분할이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의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존림 대표는 “밸류업 측면에서 분할은 필수적이었다”며 이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 전략에 더욱 속도를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인적분할이 고객 신뢰를 최우선으로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존림 대표는 “해외 고객들이 시밀러를 개발하는 에피스와 CDMO 사업을 하는 로직스가 한 회사에 속한 구조를 이해하기 어려워해 우려를 계속 제기했다”며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가 산도스를 분사한 것처럼 우리도 그 시기가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적분할을 통해 일부 고객사들이 요구했던 경쟁품 생산 금지와 같은 제약에서 벗어나 더욱 공격적인 수주 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10월 1일 분할을 완료하고, 약 한 달의 거래 정지 기간을 거쳐 10월 말 두 회사를 각각 재상장할 계획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CDMO 공급 과잉 우려에 대해선 “시장은 여전히 두 자릿수 성장을 하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존림 대표는 “과거 항암제 중심이던 시장이 최근 알츠하이머 등 신경질환 분야로 새롭게 열리고 이중항체 등 더 많은 생산능력을 요구하는 차세대 의약품이 늘고 있어 수요는 견조하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시장 수요에 대응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대축(생산능력·포트폴리오·지리적 거점) 성장 전략을 더욱 가속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18만ℓ 규모의 5공장 가동으로 총 78만4000ℓ 생산능력을 확보했으며 6공장 역시 이사회 승인을 받으면 즉시 착공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32년까지 제2바이오캠퍼스(5~8공장)을 완성해 132만4000ℓ에 달하는 압도적인 생산능력을 갖춤으로써 고객 수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11공구 Ki17·18 부지 입찰에 참여하며 인천 송도 내 부지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장기적으로 1, 2, 3캠퍼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항체의약품을 넘어선 차세대 모달리티와 연구개발 기능까지 아우르는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등 해외 생산기지 구축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존림 대표는 “해외에 공장을 지으면 4년이 걸리지만 송도에서는 삼성의 인프라를 활용해 2년으로 단축할 수 있어 (해외 공장 건설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며 ‘송도 중심’ 전략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적분할을 통한 고객사 리스크 제거 및 생산능력 확대를 기반으로 차세대 기술 포트폴리오 확장에 속도를 높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월 가동을 시작한 항체-약물 접합체(ADC) 전용 생산시설을 필두로 항체-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접합체(AOC),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등 신규 모달리티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가노이드 서비스를 론칭하며 CRO 분야로의 진출도 알렸다.
다만 AI 신약 개발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을 드러냈다. 존림 대표는 “많은 제약사들이 AI를 쓴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임상 비용을 줄이거나 성공률을 높이는 구체적인 성과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며 “최근 전문가를 영입해 실용적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아직은 희미한 단계”라고 밝혔다.
이러한 전략적 행보를 바탕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불확실성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창사 이래 누적 수주액은 187억 달러(약 256조5000억원)를 돌파했으며 올해 6월까지의 수주액은 이미 지난해 전체 실적의 60%를 넘어섰다.
존림 대표는 “올해 초 일본 도쿄 사무소를 열며 글로벌 톱 20을 넘어 톱 40 고객사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며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분할 이후에도 올해 제시한 연간 매출 20~25% 성장 가이던스는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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