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국제 해상 공급망 ‘경보’…해진공, 실시간 모니터링 확대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5.06.17 14:43  수정 2025.06.17 14:43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중동 원유 수입 의존 큰 韓 직격탄

공급망 다변화 등 긴급 대응

지난 15일 이스라엘의 야간 공습으로 테헤란의 정유 공장이 피해를 입은 후 짙은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UPI

한국해양진흥공사(사장 안병길, 이하 해진공)는 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 해상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해상공급망기획단을 중심으로 긴급대응 체계를 가동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전쟁은 이스라엘이 이란 에너지 시설에 공격을 집중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충격파가 확산하고 있다. 이란 전체 가스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사우스파르스 가스전에서 일일 1200만㎥ 생산이 중단됐다. 테헤란 북부 샤흐란 석유저장소에서는 6500만ℓ의 연료가 손실됐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해상 무역량의 11%, 해상 원유 수출의 34%가 통과하는 곳이다. 일평균 144척이 통항하는 이 해협이 봉쇄되면 하루 1800~2000만 배럴의 원유 운송이 중단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의 63%를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어 직접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액화천연가스(LNG) 역시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의존도가 30% 이상이다.


해진공은 이번 충돌로 인해 후티 반군의 공격이 다시 격화되면서 홍해-수에즈 운하 항로의 위험도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희망봉 우회 항로가 장기간 고착하면서 해상 공급망의 불안정성이 커질 우려를 제기했다.


해진공에 따르면 현재 10% 이상의 실질적 선복 감소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성수기와 겹치면서 원양노선(아시아-유럽·미주) 운임 강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복 부족으로 인한 주요 항만 대기시간 증가, 하역 지연, 환적 연쇄 차질 등 병목현상이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충돌 발생 직후 글로벌 해운시장이 즉각 반응했다. 브렌트유는 69.4달러에서 74.2달러로 6.9% 급등했고, 중동-중국 항로 운임은 23.5% 상승했다. 초대형 유조선 용선료는 47.1% 폭등해 22,764달러에서 33,489달러를 기록했다. 페르시아만 체류 선박 대상 해상보험료 또한 인상이 예상된다.


이에 해진공은 실시간 안전운항 및 운임 모니터링 체계 강화하기로 했다. 해상 위험도 및 항로 리스크 변동에 대한 실시간 감시망을 확대한다. 주요 항로별 컨테이너 운임 변동 실시간 추적하고, 운임 급등 임계점 도달 시 관련 업계와 정부에 즉시 통보하는 조기경보 체계를 가동한다.


주요 환적 항만 대기시간과 선복 가용성 정보를 실시간 제공한다. 국적선사, 물류기업과의 실시간 정보공유 체계도 구축한다.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추진한다. 중동산 원유와 LNG 수입 의존도 완화를 위한 대체 수입항로 연구를 시작한다. 해운항만 기반시설과 연계한 타당성 조사를 하고, 인도 서안 항만 등 새로운 중계 허브 활용 방안을 검토한다.


이 외에도 국적선사 및 물류기업과의 협의체 운영, 정책 대응방안 공동 도출, 긴급물류비용 지원 예산 및 공급망 안정기금 활용 협의 등 민관 협력도 속도를 높인다.


정영두 해진공 해상공급망기획단장은 “이번 충돌은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해상공급망의 구조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우리나라 에너지 수급 안정과 해상물류 차질 최소화를 위한 모든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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