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산업 메카인데' 성남시 "게임은 4대중독" 규정 공모전 논란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입력 2025.06.15 14:09  수정 2025.06.15 14:11

국내 대형사 밀집한 판교 지자체인

성남서 게임을 4대 중독 물질로 규정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가 이달 초 게재한 'AI를 활용한 중독예방콘텐츠 제작 공모전' 게시글.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홈페이지 캡처.

국내 게임사들이 밀집해 있는 판교 지자체인 성남시에서 인터넷게임을 '4대 중독' 물질로 규정한 공모전을 열어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이하 지원센터)는 지난 5일 'AI를 활용한 중독예방콘텐츠 제작 공모전' 참가자를 모집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지원센터는 공모 주제로 '4대 중독(알코올, 약물, 도박, 인터넷게임) 예방',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홍보', '중독 폐해없는 건강한 성남'을 명시했다.


해당 공모전의 주최는 성남시, 주관은 지원센터다. 총 상금은 1200만원 규모다.


이른바 '4대 중독'은 박근혜 정부 시기인 2013년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게임을 알코올, 도박, 마약 등과 함께 4대 중독유발 물질로 규정하고 정부 관리와 통제를 강화하는 취지의 '중독예방 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을 발의하면서 처음 생긴 표현이다.


공모전을 두고 게임업계에서는 '한국 게임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성남시가 게임을 마약과 같은 중독 물질로 규정하려고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성남시 판교에는 NHN, 넥슨, 네오위즈, 스마일게이트, 엔씨소프트, 웹젠, 위메이드,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대형 게임사를 비롯해 중소 게임사들이 밀집해 있다.


이를 두고 정석희 전 한국게임개발자협회장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누가 4대 중독 중 인터넷게임을 규정했는지"라며 "공모전 주최가 게임산업의 도시인 성남시라니"라고 지적했다.


남궁훈 아이즈엔터테인먼트 대표 겸 카카오·카카오게임즈 전 대표는 SNS를 통해 "게임사들이 밀집한 판교 성남시에서 게임을 4대중독이라고 표현하는 시대 착오적인 발상을 하는 공무원들이 성남시에 있다"며 "그동안 성남시와 친밀감를 갖고 성남시 청소년을 위해 최근에도 게임인재단에서 1억원을 지원하는 등 여러 행사를 함께 했었는데 그만하자고 건의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4대 중독? 인터넷게임? 콘솔 게임은 괜찮은가. AI(인공지능)는 아직은 마약 아닌가? 이왕하는거 성남시 만화책 모아서 화형식도 한번 하라"며 "저런 공무원과 단체가 존재하면서 세금을 좀먹고 있으니 국가 재정이 부족한 것이고, 세금 내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작심 발언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광주 e스포츠 경기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과거 게임을 4대 중독으로 몰아갔던 것을 지적하며 "게임에 대한 극단적인 부정적 인식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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