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훔친 추신수, 공식 은퇴식 “롯데 팬들, 우리 랜더스 팬들에게 너무 감사”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5.06.14 22:32  수정 2025.06.14 23:05


ⓒ SSG 랜더스

‘추추 트레인’ 추신수(43)가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눈물을 훔쳤다.


추신수는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롯데 자이언츠 종료(4-2 롯데 승) 뒤 가진 성대한 은퇴식에서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와 새 출발에 대한 각오를 전하고 헹가래를 받은 뒤 그라운드를 떠났다.


SSG랜더스필드 조명탑이 꺼졌고, 대형 스크린에는 은퇴식의 주인공 추신수에게 보내는 동료와 후배 선수들의 영상 메시지가 이어졌다. 김광현·최정 등 SSG 후배들은 물론 부산에서 함께 야구를 시작한 ‘절친’ 이대호(은퇴)와 손아섭(NC 다이노스)-류현진(한화 이글스)-오승환(삼성 라이온즈) 등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레전드’ 추신수가 선수 유니폼을 벗고 떠나는 길을 축복했다.


부인 하원미 씨, 그리고 세 자녀와 함께 흐뭇한 표정으로 후배들의 영상 메시지를 지켜본 추신수는 현역 시절 응원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사랑하는 야구를 평생 할 줄 알았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남아서 축하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랜더스와 한국야구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인사를 전했다.


추신수 보좌역은 2025년 시즌을 앞두고 구단의 제안을 받아들여 구단주 특별 보좌 및 육성 총괄로 일하고 있으며 팀 육성 시스템 개편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추신수 구단주 보좌역 겸 육성총괄은 예고대로 2024시즌 종료 뒤 은퇴했다. 구단은 지난 시즌 막판 은퇴식을 추진했지만, 추신수는 팀의 치열한 순위 싸움을 지켜보면서 ‘은퇴식 연기’를 요청했다. 시즌 막판 레이스에 더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는 추신수 보좌역의 의지가 담긴 요청이다.


.SSG 구단은 추신수 보좌역의 은퇴식 시점을 고민하다가 추신수의 고향 부산을 연고로 하는 롯데와의 홈 경기가 펼쳐지는 날 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


인천 홈팬들은 물론 부산 야구팬들까지 입장해 매진을 이룬 이날. 추신수는 양 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추신수는 롯데 팬들이 자리한 3루 측을 바라보면서 "나는 부산 출신이고, 부산에서 자랐다. 롯데 자이언츠 홈 사직야구장을 많이 다녔고, 롯데 자이언츠 경기를 지켜보며 컸던 아이다"라며 "부산 팬들의 응원이 없었다면 이렇게 야구를 하지 못했을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사직야구장에서 뛰지는 못했지만 부산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가 잘 될 수 있도록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롯데 팬들로부터 박수를 받은 추신수는 홈 팬들이 있는 1루 관람석을 향해 “우리 랜더스 팬들게 정말 감사하다. 미국에서 사는 동안 어디를 가도 환영받지 못하는 이방인 같았다. KBO리그로 올 때, (인천에서도)똑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어쩌나 걱정도 했다. 그런데 정말 가족처럼 함께 해줬고, 한국 야구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SSG에서 뛴)4년 동안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여러분들이 있어서 야구 선수로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추신수 보좌역은 2021년 부산고 졸업 후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 2005년 시애틀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했다.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의 계약은 한국인 선수로서는 가장 큰 대형 계약이다(총액 기준).


2020년 텍사스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낼 때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16시즌 타율 0.275 출루율 0.377 장타율 0.447 218홈런 782타점 OPS 0.824를 기록했다. 높은 출루율과 빠른 발, 장타력까지 갖춘 추신수는 20홈런-20도루 달성(2009년), 사이클링 히트(2015년) 등 MLB 아시아 최초 기록도 세웠다. 2018년에는 MLB 올스타에 선정됐다.



ⓒ SSG 랜더스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자신의 지명권을 보유한 SSG 유니폼을 입고 4시즌 뛰면서 통산 439경기 타율 0.263 54홈런 235타점 51도루 266득점 OPS 0.812의 성적을 남겼다. MLB에서 보여줬던 전성기급 기량은 아니었지만, 최고령 20-20 달성과 함께 2022년에는 팀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기여한 뒤 2024시즌을 마치고 은퇴한 뒤 이날 공식 은퇴식을 가졌다.


이날 은퇴식에는 MLB 텍사스 시절 동료로 뛰었던 ‘명예의 전당’ 3루수 애드리언 벨트레와 통산 163승 투수 콜 해멀스도 자리했다. 벨트레는 “처음 본 순간부터 추신수는 성공할 것이라 믿었다. 정말 노력을 많이 하고 열정적인 선수였다”고 말했다.


해멀스는 “조국을 떠나 MLB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것에 존경심을 느꼈다. 사랑하는 조국으로 돌아가 커리어 마지막 몇 년을 이어갔다는 것은 야구에 대한 추신수의 사랑을 그대로 보여주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추신수 보좌역은 “장시간 비행을 해야 하는데 벨트레와 해멀스가 은퇴식 초청에 흔쾌히 응해줬다. 정말 너무 고마운 동료들이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 SSG 랜더스

감사의 인사를 이어가다 부인 하원미 씨를 언급하다 끝내 눈물을 흘렸다. 추신수 보좌역은 "지금의 나를 같이 만들어 준 사람이다. 야구선수로서의 생활은 끝났다. 못했던 것은 다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출발에 대한 목표를 밝히면서 SSG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남겼다.


추신수 보좌역은 “우리 랜더스 선수들을 위해 선진야구, 더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힘이 되고 싶다. 어떤 생각과 목표를 세우느냐에 따라 상황이 바뀐다고 생각한다.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그라운드에서 뛸 때는 내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플레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추신수 보좌역은 가장 많은 기부를 실천한 한국 야구 선수로도 유명하다. 은퇴식 당일 추 보좌역은 인천지역 소외계층 아동 및 유소년 야구선수 500명을 직접 초청해 경기 관람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끝까지 기부와 나눔, 그리고 사랑을 보여줬다.


추신수 보좌역의 선수 시절 등번호인 17번과 이름이 새겨진 은퇴 기념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던 SSG 선수단은 야구 선수로서 최고의 길을 걸으면서도 옆에 있는 동료들과 보이지 않은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관계자들, 나눔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아낌없는 애정을 뿌린 추신수를 헹가래치며 폭죽이 잇따라 터지는 성대한 은퇴식의 하이라이트 장면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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