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입점업체에 조사보고서 포함된 주요사항 요지 통지서 발송
계속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아…"청산이 유리"
M&A 추진 일정 공개하며 의지 드러내
매각 성공 기대거는 입점업체들, 성사 가능성엔 '회의적'
발란 로고. ⓒ발란
발란이 입점업체 등 채권단에 회사 청산시 채권자별 예상배당 내역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입점 판매업체가 포함된 상거래채권자의 변제율은 4.98%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 손실을 떠안게 된 입점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발란은 지난 11일 채권자들에게 메일을 통해 관리인 보고서·조사위원 조사보고서 요약본 등이 담긴 주요사항 요지 통지서를 보냈다.
데일리안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발란의 자산은 26억0360만원, 부채는 324억8273만원 수준으로 순자산은 -298억7913만원으로 나타났다.
계속기업가치는 -5억6198만원, 청산가치는 20억8199만원으로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가 청산 시 채권자에게 돌아가는 돈의 추정치를 담은 청산배당 예상금액도 제시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발란은 총 변제 대상 회생채권 규모를 313억3583만원으로 책정했다. 이 가운데 일반 회생채권에 대한 배당재원은 20억8199만원 수준으로, 전체 회생 채권에 대한 평균 변제율은 5.73%다.
입점업체들이 포함된 상거래채권 항목은 총 207억3624만원 규모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실제로 변제되는 금액은 약 10억3263만원 불과해 이들에 대한 변제율은 4.98%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발란은 인가전 M&A 절차 추진 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현재 발란은 삼일회계법인과 매각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자료를 통해 발란은 7월 중 인수의향서 접수를 받고 8월 본계약 체결, 회생계획안 확정 등의 일정을 예고했다.
조사위원은 의견서를 통해 "채무자의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를 초과하고 있어 경제성 측면에서는 회생절차를 진행하지 아니하는 것이 채권자에게 유리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채무자 회사가 진행하고 있는 인가전 M&A가 성사될 경우 청산가치보다 높은 변제재원 확보로 채권자들은 청산배당률보다 높은 회수율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인가전 M&A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M&A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간 진행 상황 요약서를 받아든 입점업체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발란에 입점한 A씨는 "결국 95%는 못 받는다는 이야기 아닌가. 주나마나한 수준의 변제율"이라며 "그냥 못 받는 돈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입점업체 B는 "나는 2억원 가까이 피해를 입었는데 이 중 4.98% 정도면 변제율이 매우 작은 수준"이라며 "최종안이 아니니 협상 여지야 남아있겠지만, 우리 같은 중소 업체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매각 성공을 기대하면서도 M&A 성사 여부에 회의적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C 입점업체는 "변제율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매각이라도 잘 이뤄지길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라면서도 "누가 적자가 높은 이 회사를 사겠다고 나서겠나"라고 반문했다.
D 업체는 "회사가 작아서 티메프(티몬·위메프)처럼 인수 절차가 그리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 같다. 청산 여부도 6개월 안에는 결정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불경기에 명품 시장도 이렇게 어려운데 인수자를 찾을 수 있을지 자체가 의문"이라고 했다.
최형록 대표는 관리인 보고서를 통해 인가전 M&A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 대표는 "본인은 채무자의 법률상 관리인으로서 공적인 수탁자임을 명심하고 모든 이해관계인에 대하여 공정과 형평의 원칙하에 관리인으로서의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여 채무자가 조속히 정상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채무자는 채권자 및 이해관계인 여러분의 재산적 피해를 최소화 시키고 더불어 발전할 수 있도록 더욱더 노력하여 여러분의 은혜에 보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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