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주요 공약으로 내건 ESG
업계 내 ESG 강화 움직임 활발
글로벌 진출 위한 필수 조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 사이에서 ESG 경영 강화 움직임이 활발하다. 글로벌 진출과 투자 유치 등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ESG 경영이 떠오르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도 발 빠르게 나서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 또한 ESG 경영 강화를 주요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지속적인 강화가 예고됐다.
ESG 경영이란 기업이 재무적 성과 뿐만 아니라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 요소를 핵심 가치로 삼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ESG 경영이 기업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자리 잡은 지 오래지만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대응은 소극적이었다.
ESG 행복경제연구소의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제약 기업의 ESG 보고서 공시율은 50%로 전체 15개 업종 중 최하위로 나타났다. 한국 ESG 기준원이 상장 기업의 ESG 경영 수준을 평가한 ‘ESG 등급‘에서도 가장 높은 S등급을 받은 제약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러나 최근 ESG 경영 강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며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도 체계적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026년부터 자산 2조원이 넘는 코스피 상장사에 ESG 공시를 의무화하고 이를 이후 일정 기준을 갖춘 중견·중소 기업으로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최근 취임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 또한 선거 당시 주요 공약으로 국민펀드를 활용한 탄소중립 실현,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객관적 ESG 평가 기준 마련 등을 제시했다. 이에 향후 정부 차원의 ESG 관련 제도 정비와 정책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제약·바이오 기업도 이에 발맞춰 ESG 경영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글로벌 진출을 모색하거나 해외 투자 유치를 추진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ESG 전담 조직 신설, 보고서 발간 등 실질적 조치가 강화되고 있다.
일부 제약·바이오 기업은 ESG 경영을 단기적인 리스크 대응 수단이 아닌 중장기 전략의 중심축으로 삼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ESG 위원회’를 설치해 ESG 경영을 이사회 차원에서 직접 관리, 감독하는 구조를 마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환경 부문에서 수질 오염 관리, 수자원의 취수·방류·소비 데이터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 생산 과정에서는 공장 운영 전반에 걸쳐 친환경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에너지 효율성 높이기에 나섰다. 사회 부문에서는 임직원들을 위한 바이오 마음 챙김 상담소, 마음 건강 관리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한미그룹은 ESG 기반 지속 가능한 기업 문화를 구축하는 데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미그룹은 최근 ‘소아암 환아를 위한 히크만 주머니 만들기’ 봉사활동이 젊은 세대 직원들 사이에서 높은 공감과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 평택시에는 2021년부터 총 7차례에 거쳐 ‘참여의 숲’을 조성하는 등 환경 및 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인간 존중과 가치 창조라는 한미의 경영 이념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사회 공헌 활동을 꾸준히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최근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를 통해 금융 당국의 핵심 지표를 70% 이상 준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금융 당국이 제시한 15개 지표 중 11개를 충족하며 73.3% 준수율을 기록했다.
대웅제약은 이사회 중심의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총 5인의 이사 중 2인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는 상법에 규정된 4분의 1 이상이다. 대웅제약은 사외이사에게는 감독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으며, 회사는 사외이사에 대한 정보 제공 의무를 명문화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웅제약은 “주주가치 제고 및 권익 보호를 위해 회사의 특성 및 조직문화가 반영된 지배구조를 갖추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투명성 확보를 위해 관련된 업무 처리 기준과 절차,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최근 위탁 생산, 원료 공급, 신약 개발 등 모든 과정에서 ESG 기준 충족을 계약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며 “ESG는 단순한 이미지 제고 차원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챙겨야 할 필수 조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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