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보린 삼진제약, 올해 조직 개편 속도
얀센·한독·삼일 거친 김상진 사장 영입
실적 성장세 바탕으로 기업 역량 강화 계획
삼진제약 본사 ⓒ삼진제약
진통제 ‘게보린’으로 잘 알려진 삼진제약이 본격적인 조직 개편에 시동을 걸었다. 올해 이사회에서 공동 창업주의 장남과 장녀를 각자 대표로 선임 데 이어 전략가인 김상진 사장을 경영 총괄로 영입하면서경쟁력 높이기에 나섰다.
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삼진제약은 지난 26일 김상진 사장을 경영 총괄로 신규 선임했다. 김 사장은 글로벌 빅파마에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쌓은 전략통이다. 1991년 한국얀센에 입사한 후 2006년 홍콩얀센 사장, 2008년 대만얀센 사장, 2011년 한국얀센 사장을 순차적으로 역임했다. 이후 2013년 한독 부사장과 2018년 삼일제약 대표를 맡으며 국내 제약업계에서도 경영능력을 검증받았다.
삼진제약은 올해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조직 개편에 나서고 있다. 공동 창업주인 최승주 회장과 조의환 명예회장의 자녀인 최지현 사장과 조규석 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2세 경영의 막을 올렸다.
최 대표는 최승주 회장의 장녀로 2009년 삼진제약에 입사한 후 영업과 마케팅, 연구개발 부서를 지휘하고 있다. 조 대표는 조의환 회장의 장남으로 2011년 삼진제약에 입사해 경영관리와 재무, 생산 등 관리 분야를 중심으로 경력을 다져왔다.
지난 4월에는 마케팅 전문가 이서종 이사를 ‘BD(Business Development)’ 담당 임원으로 영입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이 이사는 라이선스 인·아웃과 파트너사 관리, 기술 이전 전략 수립 및 실행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삼진제약에서 신사업 발굴 기회를 모색한다.
삼진제약의 활발한 전문가 영입 기반에는 지난해 성장세가 있다. 지난해 삼진제약의 매출은 3084억원, 영업이익 3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 54.5% 증가했다. 매출 기준 3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가 최초다. 삼진제약은 지난해 실적 개선을 시작으로 중장기적인 성장 속도를 높여간다는 전략이다.
삼진제약은 영업 수완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김 사장의 합류로 경영 역량 극대화와 글로벌 사업 확대, 신제품 개발 등 핵심 부문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특히 김 사장은 과거 삼일제약의 실적 반등을 이끌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삼진제약의 경쟁력 강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2018년 삼일제약의 별도 기준 매출은 941억원에 불과했으나 김 사장 합류 직후인 2019년 매출은 1207억원까지 증가, 영업이익은 49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진제약은 김 사장이 새 무대에서 당시의 실적 반등을 재현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삼진제약의 주력 파이프라인은 항혈전제 ‘플래리스’와 소염진통제 ‘게보린’, 항생제 ‘타우로린’, 해독제 ‘페르본’ 등이다. 최근에는 향남공장 주사제 생산라인을 오송공장으로 이전하며 주사제 공급 물량 안정화를 통한 실적 향상을 꾀하고 있다. 영업·마케팅 전문가로 꼽히는 김 사장과 이 이사가 삼진제약의 파이프라인 강화에 시너지를 더해줄 전망이다.
다만 김상진 사장이 대표 직함 없이 경영 총괄을 맡게 되면서 역할은 한정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는 최지현, 조규석 각자 대표 체제 하에 시너지를 통해 조직 성장을 이끌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김 사장이 최용주 전 대표의 공백을 메울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1982년부터 삼진제약에 근무한 최 전 대표가 물러난 이후 조직 내외부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는 시점에 김 사장을 영입해 우려를 해소했다는 것이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김상진 사장은 각자 대표 체제 하에 직무 사장으로 경영 전반에 참여할 예정으로 최지현 대표, 조규석 대표의 기존 역할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이번 전문 경영인 영입과 마케팅 BD 임원 영입 모두 전임자의 퇴임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삼진제약은 항암제 10건, 비만치료제 2건 등 총 19건의 신약 개발 과제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으며 글로벌 파트너링 행사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기술 이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심화 협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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