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트인처럼 보이는 '세미 빌트인' 인기
삼성-LG, '4㎜' 틈새 강조한 신제품 출시
LG전자가 빌트인 스타일을 만드는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냉장고 핏 앤 맥스(Fit & Max)’ 제품군을 확대한다. 핏 앤 맥스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를 설치한 인테리어컷.ⓒLG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필두로 최근 실내 인테리어와 걸맞는 '빌트인 스타일' 가전이 대세가 되고 있다. 실제 빌트인은 아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빌트인처럼 보이도록' 설계된 세미 빌트인 제품군이다. 디자인과 공간의 조화를 살리되 설치가 까다로운 빌트인보다 편의성을 높인 하이브리드 제품 인기가 늘면서 업계도 해당 라인업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키친핏 맥스'를, LG전자는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냉장고 핏 앤 맥스'를 출시했다. 양사 모두 제품 이름에 공통점으로 '핏'이 붙었다. 벽과의 공간을 최소화시켜 마치 빌트인 냉장고를 설치한 것 같은 시각적 효과를 주는 것이 특징이다.
LG전자 '핏 앤 맥스'는 냉장고와 벽 사이의 틈을 최소화한 냉장고다. 500원짜리 동전 2개 두께인 4㎜의 간격만으로 설치가 가능하다. 깊이는 국내 일반적인 가구장 깊이(700㎜)에 맞춰 냉장고가 장 앞쪽으로 툭 튀어나오지 않아 마치 처음부터 빌트인 냉장고를 설치한 것 같은 인테리어 연출이 가능하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키친핏 맥스' 냉장고 신제품 라이프스타일 이미지.ⓒ삼성전자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키친핏 맥스' 역시 좌우 4㎜ 여유만 있으면 가구장에 빈틈없이 딱 맞게 설치할 수 있고, 냉장고 문을 90도 이상 활짝 열 수 있다. 문 단열재 두께를 3분의 1 수준으로 최소화해 내부 공간은 더 넓게 쓸 수 있다.
비어 있는 공간의 낭비 없이 고급스럽고 깔끔한 공간을 디자인하는 빌트인 가전의 장점은 물론 이사나 가구 재배치 등 이동에도 제약이 없는 기존 가전의 장점까지 모두 갖췄다는 것이 업체의 설명이다. 이처럼 세미 빌트인에 업체들이 주목하는데는 확장되고 있는 시장성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글로벌 빌트인 시장 규모는 2025년 기준 645억 달러(한화 약 93조 원)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건축물 리모델링 시장의 전망과 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올해 37조원에서 2030년 4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대기업 뿐 아니라 중견 가전기업들도 빌트인 가전을 점차 늘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코웨이의 경우 최근 빌트인 정수기에 대한 소비자 요구를 담아 '엘리트 빌트인 정수기'를 출시했다. 신제품은 싱크대 하부에 본체를 설치하고, 위에는 슬림한 파우셋만 노출되는 빌트인 구조로 주방 공간을 한층 넓게 활용할 수 있다. 또한 180도 회전이 가능한 파우셋은 공간에 제약 없이 어떤 위치에서도 물을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관리가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는 빌트인 구조 특성을 반영해 위생 관리도 강화했다. 고온수 살균 기능을 적용해 물이 지나는 유로를 주기적으로 살균해 항상 깨끗한 물을 제공한다. 국제 시험인증기관 TÜV SÜD(티유브이 슈드)로부터 대장균, 녹농균, 황색 포도상구균에 대한 99.9% 이상 살균 효과를 검증받아 위생에 대한 신뢰를 높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전이 가구처럼 녹아들길 원하는 수요가 늘고 오픈형 주방 등으로 노출 가전을 기피하는 경향이 생겨나면서 일체형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다만 빌트인보다 세미 빌트인이 시공 난이도나 교체 유연성이 높아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 업체들도 해당 라인업에 주력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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