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경과 명승부’ 이채은, 외모만큼 빛났던 끈질긴 승부욕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5.05.27 15:23  수정 2025.05.27 15:24

박현경과 최종 라운드서 숨막히는 명승부 끝에 2위

17번홀 짜릿한 버디 퍼트, 18번홀 세컨드샷 아쉬워

이채은2. ⓒ KLPGA

미녀 골퍼 이채은2(26, 메디힐)가 아쉽게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으나 선수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채은은 지난 25일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2025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에서 15언더파 201타를 적어내 우승자 박현경에 1타 뒤진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한 이채은은 박현경, 최예림과 챔피언조에 포함돼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 라운드를 시작했다.


박현경이 9번홀에서 환상적인 이글샷을 만들어내는 등 전반에만 4타를 줄이며 앞서간 반면, 이채은은 버디와 보기를 하나씩 기록하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 이대로 쉽게 우승을 내주는 듯 했다.


이채은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11번홀에서 이글에 성공한데 이어 13번홀과 14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추격을 시작했고, 특히 17번홀에서 10.3야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박현경과 동률을 이뤄낸 장면이 백미였다.


하지만 이채은은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18번홀에서 친 세컨드샷이 그만 페널티 구역으로 들어가 버린 것. 결국 벌타를 받고 보기에 그친 이채은은 파로 마무리한 박현경에게 우승컵을 내주며 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채은2. ⓒ KLPGA

2019년 투어에 데뷔한 이채은은 지금까지 147개 대회에 참가했고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개인 최고 성적은 2022년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과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2위다. 공교롭게도 두 번의 대회 모두 까다롭기로 소문난 페럼클럽에서 작성했다.


TOP 10 진입 횟수 또한 이번이 개인 통산 10번째로 특급과 거리가 먼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이번 대회 전까지 네 차례 챔피언조에 편성됐는데 스스로 압박을 이겨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서 후반 두 차례 보기를 기록, 추격의 동력을 잃은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챔피언조에서 함께 플레이하던 최예림이 처지면서 사실상 박현경, 이채은의 매치 플레이와 다름없는 전개가 펼쳐졌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모습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장면이었다.


그동안 실력보다 외모로 더 큰 주목을 받았던 이채은이 지난 대회를 변곡점으로 삼아 한층 더 발전한 선수로 발돋움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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