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여름, 모두의 '물 축제'를 위한다면 [D:가요 뷰]

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입력 2025.05.28 14:01  수정 2025.05.28 14:01

여름철 대표 축제인 싸이의 '흠뻑쇼'와 '워터밤'이 돌아온다. 매년 화려한 라인업과 시원한 물세례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축제는 이제 하나의 여름 문화로 자리잡으며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층을 자랑한다. 특히 서울 뿐 아니라 인천, 대전, 부산 등 여러 지역에서 열리는 만큼 지역 활성화의 한 축으로서도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두 축제는 인기에 비례해 매년 각종 논란이 반복됐다. 이 때문에 올해는 주최 측이 논란에 어떻게 대응할 지도 관심이 쏠린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물 낭비'에 대한 지적이다. 특히 '흠뻑쇼'는 회당 약 300톤 가량의 식수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매년 비판을 받고 있다. '워터밤'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이엘, 줄리안 등 일부 연예인도 직접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축제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기후 위기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는 지금 물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방식의 축제가 대중적 지지를 받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관객 에티켓이다.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워터밤 인식이 안 좋은 이유'라는 영상은 업로드 8일 만에 180만 뷰를 넘기며 화제를 모았다. 영상 속 유튜버는 축제 현장에서 얼굴, 눈, 중요부위를 향해 물을 직접 쏘는 일부 관객의 행동을 지적했고, 이에 공감하는 댓글도 줄을 이었다. 이외에도 '흠뻑쇼'에 참석한 관객이 젖은 우비를 그대로 입고 대중교통에 탑승해 지하철을 물바다로 만든 민원도 매년 등장하고 있다.


공연장 주변에 대한 배려도 늘 언급된다. 지난해 '흠뻑쇼'는 리허설을 새벽까지 진행하며 조명과 소음으로 인근 주민들의 항의를 받았다. 대규모 야외 콘서트인 만큼 지역과 상황에 맞는 사전 조율이 필요함에도 이 같은 지적이 반복된다면 공연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출연진 라인업도 늘 위험 요소다. 올해 '워터밤'에는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 받고 있는 래퍼 식케이가 출연진 라인업에 올라 비판을 받았다.


그렇지만 비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 전국 각지에서 개최되는 만큼 이들 축제가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공연 문화 다양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8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속초시는 '워터밤' 개최 전후로 약 100억 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원주, 익산 등의 경우 '흠뻑쇼' 개최를 앞두고 일부 숙박업소가 바가지 요금을 씌워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지자체가 직접 나서 집중 점검을 진행하는 등 공연이 지역 상권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워터밤'의 경우 새로운 스타 배출의 장이 되기도 한다. 권은비, 키스오브라이프 등 일부 아티스트들이 워터밤 무대로 화제를 모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대중적 인지도가 낮았던 퍼포머들이 직접 관객과 호흡하며 주목받는 사례도 늘어난 셈이다.


이처럼 여름 페스티벌이 주는 장단점과 보완점은 뚜렷하다. 다만 문제는 '반복되는' 단점과 눈에 보이는 보완점을 어떻게 개선해 나가느냐다. 특히 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는 가운데, '물 축제' 또한 그에 걸맞은 지속 가능성과 방향성을 함께 모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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