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PK 목장의 결투'…이재명과 '삼두마차' 이룬 김부겸·김경수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입력 2025.05.15 04:05  수정 2025.05.15 04:05

대구 의원 출신 김부겸, 전 경남지사 김경수

지난 대선은 '총리'와 '드루킹'으로 무대 밖

이번 대선은 TK·PK 보수층 민심 '흔들기'

더불어민주당 김부겸·김경수 총괄선대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부겸 전 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각각 대선 정국에서 본인들의 정치적 연고지가 있는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로 파고들고 있다. 보수 정당의 '텃밭' TK·PK로 김부겸·김경수 위원장이 이재명 후보와 삼두마차를 이뤄 표심 흔들기에 나선 모습이다.


이재명 후보는 14일 부산과 경남 창원·통영·거제시를 잇따라 찾아 PK 민심에 호소했다. 전날에는 TK를 찾아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보수층에 연일 구애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의 PK 모든 유세현장에는 대선 경선에서 맞붙었던 김경수 위원장이 함께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남 거제 유세에서 영호남 균형발전을 강조하며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준비하는 것처럼 부울경 메가시티도 빨리 해야 한다. 경쟁력을 키우려면 대형화하고 광역화해야 한다"며 "지방 분권도 강화하고 호남은 재생에너지, 부울경은 북극항로를 중심으로 새로운 대한민국 성장 발전의 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김경수 위원장은 부선 서면 유세에서 이 후보가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이 어렵다고 말한 것에 대해 "이 후보가 산은 이전 문제에 대해 '정면 돌파'한 것이라고 본다"며 "산은을 부산으로 옮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난관이 있다"고 이 후보를 두둔했다.


이 후보와 김경수 위원장이 PK에 머무는 동안, 김부겸 위원장은 홀로 TK를 책임졌다. 김부겸 위원장은 이날 대구 팔공산 동화사·간송미술관을 거쳐 경북 영천 은해사, 포항 유세에 나섰다.


그는 동화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구 민심이 바뀌고 있다. 굳건했던 벽이 무너지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총괄선대위원장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13일 울산광역시 롯데백화점 울산점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의 심장인 TK에서 역대 민주당계 정당의 대선 후보들은 30%를 득표하기가 어려웠다. 민주당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보수 정당의 대선 후보들이 15% 득표를 하기가 어려웠던 것과 마찬가지다.


경북 안동이 고향인 이 후보 역시 지난 20대 대선에서 대구에서 21.60%, 경북에서 23.80%를 얻는 것에 그쳤었다.


이번 대선에서 이 후보는 중도를 넘어 보수까지의 외연 확장에 힘쓰고 있다. 민주당 '집토끼'들의 지지는 안정적인 것으로 보고, '산토끼'를 최대한 공략해 끌어모을 수 있는 표는 모두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대선에서 0.73%p로 패한 것을 거울삼아 이번에는 중도와 보수층 득표율을 올려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부겸·김경수의 원팀 지원으로 TK·PK 표심이 흔들리게 될지 정치권 관심이 모인다. 특히 김부겸 위원장은 지난 16대 총선 대구 수성갑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맞붙어 승리했던 전력이 있을 정도로 TK에서 입지가 두드러진다.


지난 대선에서 두 사람은 모두 이재명 후보를 돕지 못했었다. 김부겸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로 선거과정에서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고, 김경수 위원장은 드루킹 사건으로 복역 중이었기 때문이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김부겸·김경수라는 무게감 있는 인물들이 이번 대선에서 영남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 지난 대선과 큰 차이점"이라며 "뿐만 아니라 대구 출신 추미애, 강원 출신 우상호, 충청 출신 이인영 등 다선 의원들이 주요 연고지로 하방하며 '진짜 원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지난 대선과는 다른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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