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 자산’ 가치 빛나는 김혜성, 에드먼과 같이 뛰나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5.05.13 14:14  수정 2025.05.13 14:16

김혜성 ⓒ AP=뉴시스

월드시리즈 우승팀 LA 다저스라는 ‘스타 군단’에서 김혜성(26)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묵히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김혜성은 12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 필드에서 펼쳐진 ‘2025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8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 1개의 안타를 뽑으면서 시즌 타율을 0.318(22타수 7안타)로 끌어올렸다.


0-3 끌려가던 6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기다리던 안타를 만들었다.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혜성은 애리조나 선발 잭 갈렌의 너클커브(128km)를 쳐 중전 안타를 뽑았다. 외야수의 타구 처리 속도가 빠르지 않다는 것을 간파한 김혜성은 2루까지 질주해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빅리그 데뷔 첫 장타를 기록한 순간이다.


그런데 애리조나 측에서 곧장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긴 판독 시간을 흘려보낸 뒤 판정은 아웃으로 번복됐다. 미세한 차이로 아웃 판정을 받으면서 김혜성의 빅리그 데뷔 첫 2루타도 날아갔다. 김혜성은 고개를 저으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더 이상 안타는 없었지만 김혜성 소속팀 다저스는 8-1 승리했다.


김혜성은 이날 경기에서 다저스에 왜 자신이 필요한지 다시 한 번 보여줬다. 비록 2루에서 아웃 판정을 받긴 했지만, 김혜성의 센스 있는 주루 능력은 더그아웃에 있는 선수들에게도 인정받았다.


현지 중계진도 김혜성의 주루 플레이를 지켜본 뒤 뛰어난 판단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김혜성의 도전과 스피드는 정말 놀랍다.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플레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빅리그에 콜업된 김혜성은 빼어난 주루 플레이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후 4경기 연속 선발 출전해 두 차례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삼진 3개를 당한 뒤 다음 경기에서 대주자로 나서기도 했지만, 최근 2경기에서 연속 안타를 뽑았다. 이 기간 2021 NL 사이영상 코빈 번스, 2022 NL 사이영상 수상자 샌디 알칸타라(마이애미)를 상대로도 안타를 때렸다.


김혜성 ⓒ AP=뉴시스

타격도 나쁘지 않지만 다저스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다저스에는 오타니 쇼헤이,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등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특급 타자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주루 플레이에 능한 선수가 부족하다. 다저스는 팀 홈런 및 팀 타율 부문에서 MLB 전체 선두권을 달리고 있지만, 팀 도루에서는 중위권이다. 경기 종반 1~2점이 필요할 때, 짜내기 점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옵션으로 김혜성은 매력적인 카드다.


현지 매체 표현대로 김혜성은 배트를 휘두르지 않을 때도 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선수다. 다저스 로버츠 감독으로 하여금 다양한 작전 구사는 물론 수비 포지션의 유연한 운용을 가능하게 하는 김혜성의 전술적 가치가 빛나는 대목이다. 김혜성은 2루수, 중견수 모두 수비가 가능하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달 30일 발목 부상으로 이탈한 토미 ‘현수’ 에드먼(30)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김혜성을 불러올렸다. 에드먼은 회복 속도가 더뎌 다음 주에는 라이브 배팅에 나설 전망이다. 김혜성에게 계속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높다.


에드먼이 복귀해도 전술적 가치가 있는 김혜성과 같이 뛰는 그림도 그려볼 수 있다. 과거 WBC 때처럼 김혜성-에드먼이 나란히 뛰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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