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마을 청년 이장·해외 누비는 장애 청년, EBS의 ‘착한’ 클리셰 활용법 [D:방송 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05.12 08:36  수정 2025.05.1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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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가진 청년들이 유럽 누비는 ‘세상을 비집고-해외 원정대’

PD들 브이로그가 남긴 여운 ‘PD로그’ 등 익숙한 듯 새로운 전개로 호평

장애라는 어려운 환경과 편견을 뒤집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청년들부터 여행기부터 시골 마을의 이장이 된 PD까지. EBS가 여행 예능도, 브이로그도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재미에 의미까지 더한 ‘착한’ 예능의 ‘좋은 예’를 보여주며 호평을 끌어내고 있다.


최근 종영한 EBS ‘세상을 비집고-해외 원정대’는 장애를 가진 청년들이 대한민국 대표 선발대가 돼 해외 원정에 도전하는 내용을 담은 여행 예능프로그램이다. 20~30대 청년 4명이 스페인에서 10일을 보내는 내용을 카메라로 쫓아가는, 형식으로만 보면 여느 여행 예능과 다르지 않다.


ⓒ ‘세상을 비집고-해외 원정대’ 캡처

그러나 청각장애가 있는 박현진 씨는 뇌병변장애가 있는 신홍윤 씨의 휠체어를 밀거나 의족을 차고 활동하는 이준민 씨를 부축하고, 시각장애인 박정인 씨는 먼저 나서서 메뉴 주문을 하는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서로를 도우며 여행을 즐기는 과정이 기존의 여행 예능과는 다른 감동과 재미를 준다. 출연자들이 티격태격하며 케미를 쌓아가는 것처럼, 이들 또한 처음엔 서로를 어떻게 도와야 할지 몰라 당황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부족함을 채워나가는 등 여행 예능의 문법과 같은 듯 다른 전개로 ‘세상을 비집고-해외원정대’만의 의미를 전한다.


여행 유튜버 채코제가 출연해 여행의 재미를 배가하는가 하면, 스페인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환경이 얼마나 꼼꼼하게 마련이 돼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도 하면서 장애인 청년들이라 줄 수 있는 메시지도 놓치지 않는다.


장성규에 이어 엔믹스 해원을 비롯해 다수의 연예인들이 직업 체험에 도전하는 직업 체험기를 의미 있게 풀어낸 예능도 있다. PD가 직접 현장 속으로 뛰어들어 베테랑과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는 ‘PD로그’가 그 예로, 유튜브 플랫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브이로그(일상을 기록한 영상)를 PD가 직접 만들며 무게감은 덜되, 내용의 깊이는 더하고 있다.


을지로에서 쟁반 배달에 나선 PD부터 시골마을 이장이 된 PD까지. 무게감을 덜어낸 만큼, PD들은 더 많이 뛰며 베테랑들과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 중이다. 특히 최근 시골마을이 된 PD의 이야기에선 마을 어르신들과 즐겁게 어우러지며 감동과 여운을 남겼다. 어르신들의 비중이 압도적인 시골 마을에서 이장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게 하면서 농촌 고령화 문제를 자연스럽게 상기시키기도 했다.


앞서는 인기 여행 유튜버 곽튜브가 EBS에서 ‘곽준빈의 세계기사식당’ 시리즈를 선보이는 색다른 시도를 한 바 있다. 날것의 재미를 추구하는 유튜버가 EBS와 만나 해외여행을 하게 된 것인데, 현지인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 친근함을 발휘하는 ‘생생함’은 유지하되, 이를 통해 현지 문화를 더 깊이 있게 파고드는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 내며 ‘시너지’를 보여줬었다. 이 여행 예능은 시즌3까지 방송되며 나름의 성과도 거뒀다.


이 외에도 최근 방송가를 누비며 여러 사연자를 만나고 있는 서장훈이 이번엔 ‘부자’들을 만나 인생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 등 트렌드를 영리하게 활용하며 ‘좋은 예’를 추가 중인 EBS다.


트렌드를 쫓아가면서 깊이를 놓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요즘 시청자들에게 통하는 소재, 포맷은 물론, 유튜버와 스타를 기용하면서도 ‘깊이감’을 놓치지 않으며 ‘호평’을 끌어내는 중인 것. 그들의 장점을 유의미하게 활용하는 EBS는 새 시도와 유지해야 할 무게감 사이, 어떤 균형 감각을 보여줘야 하는지 교훈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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