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우리금융 동양·ABL생명 인수 '조건부 승인'
경영평가 악재 넘고 보험업 진출 확정
7월 딜 클로징 목표로 후속 절차 착수…노사 협상·통합이 숙제
"노조와 원만한 협의 기대, 통합 시너지로 실적 개선 기대감도 커져"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위한 금융당국의 조건부 승인을 받으며 숙원사업인 보험업 진출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이번 인수로 우리금융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다만, 향후 인수 마무리 과정에서 노조와의 협상, 조직 통합 등의 과제가 남아 있어 진짜 퍼즐 '완성'은 아직이다.
2일 금융위원회는 우리금융의 자본적정성과 내부통제 강화 노력 등을 고려해 자회사 편입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승인 이후 우리금융은 7월 딜 클로징(거래 종결)을 목표로 실사 마무리, 대금 납입 등 후속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승인에는 우리금융의 지속적인 자본비율 개선과 내부통제 강화 노력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우리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2022년 말 11.57%에서 올해 3월 말 기준 12.42%로 상승하며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12%를 웃돌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승인 과정에서 금융위는 단순히 자본비율뿐만 아니라 내부통제 시스템, 지배구조 개선 의지 등 질적인 요소들을 함께 본 것으로 안다"며 "우리금융이 경영 실태평가에서 등급 하향이라는 부담 속에서도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 등을 선제적으로 추진한 점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수 이후에는 노조와의 관계 설정이라는 또 다른 숙제가 남아 있다.
인수 과정에서 동양생명과 ABL생명 노조는 고용보장과 보상방안에 대한 확답을 요구하며 갈등이 표면화됐다.
노조는 대주주인 다자그룹과 우리금융이 고용보장과 보상방안 요구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금융위에도 책임 있는 인수 승인 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인수 후 통합작업(PMI)과 조직문화 통합 구축 등도 향후 과제로 지목된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지난해 말 지급여력비율(K-ICS)은 각각 155.52%, 153.68%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어 인수 후 자본확충과 건전성 제고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
이에 대해 우리금융 관계자는 "승인 이후 계약까지는 약 두 달 정도 소요될 예정이며, 6월 말이나 7월 초쯤에는 노조와의 대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그동안 지주사가 인수한 사례들을 보면 대규모 구조조정보다는 안정적 통합이 이뤄진 만큼, 노조와도 원만한 협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동양·ABL생명 내부에서도 지주사 편입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과거 사모펀드나 PEF 소유 당시와는 달리, 지주사는 자회사에 재무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구조여서 향후 안정적인 경영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사 건전성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규제 기준 도입으로 지급여력비율을 맞추기가 쉽지 않지만, 동양·ABL생명 모두 현재 기준치를 넘어서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당장은 별도 증자 계획은 없으며, 필요시 지주 차원에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인수가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고, 향후 손익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두 보험사가 지난해 기준 3500억~4000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냈고, 하반기부터 우리금융 연결 실적에 반영되면 체질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이번 인수를 통해 요양·퇴직연금 사업 확장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노조와의 갈등 해결과 인수 후 통합작업 등 남은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가 향후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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