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성 흐릿해진 '스타들'…SNS가 바꾼 엔터테인먼트 공식 [D:이슈]

이예주 기자 (yejulee@dailian.co.kr)

입력 2025.05.01 03:16  수정 2025.05.01 03:16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일반인이 연예인급 인기를 누린 지는 이미 오래다. 2015년 '대도서관', 2019년 '쯔양' 등을 시작으로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스타급 연예인'의 위치에 올랐다. 과거에는 지상파 방송이나 스크린에 등장해야 '연예인'으로 지칭되었다면 이제는 구독자 수와 화제성이 그에 준하는 영향력을 만들어낸다. 이로 인해 기존 연예인들 또한 인지도와 관계없이 SNS 플랫폼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찰스엔터, 닛몰캐쉬, 미미미누

한때 아프리카TV 등지에서 활동하던 BJ들은 '음지의 방송인'으로 분류되며 소수의 마니아층을 위한 콘텐츠를 제작했다. 특히 검열이 느슨했던 플랫폼 특성상 자극적인 영상으로 승부를 본 이들도 많았던 만큼, 개인 방송인들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색안경이 씌워져 있었다. 그러나 '먹방' 콘텐츠가 대중성을 얻으며 방송인의 영향력이 커졌고, 이를 지켜본 BJ들 또한 콘텐츠 주제를 여행, 고민상담, 헬스 등으로 확대하며 접근성을 낮췄다. 여기에 코로나19 시기가 겹치며 다양한 SNS 플랫폼 이용자가 급증했고, 이에 따라 현재까지도 SNS로 만들어진 스타급 인플루언서가 등장하고 있다.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유튜버는 '찰스 엔터'다. 현재 구독자 약 77만 명을 보유한 그는 인플루언서로 자리 잡은 직후 화장품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가 하면, 배우 한가인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고 패션 매거진 '엘르'의 웹예능 콘텐츠에도 등장하며 영역을 넓혔다. 유튜버 '승헌쓰'도 마찬가지다. 특유의 재치있는 말투와 춤선이 화제가 된 후 댄서 가비, 방송인 재재와 함께 그룹 '재쓰비'로 음원 활동에 나서며 각종 음악 차트 상위권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닛몰캐쉬, 미미미누, 태요미네 등의 유튜브 채널이 연예인 못지않은 영향력을 구축하며 팬덤을 확보, 광고, 방송, 대중음악, 패션업계까지 무대를 넓혔다.


이와 비교해 연예인들은 SNS 플랫폼을 활용해 활동 전략을 바꾸고 있다. 단순히 작품 활동이나 음원, 무대 등에 집중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개인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 팬 커뮤니티 등을 통해 팬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특히 지상파에서 자주 보기 어려운 고소영, 고현정, 변우석, 제니 등의 톱스타들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팬들과의 경계를 허무는 모습은 SNS 플랫폼이 연예인들에게도 효과적인 활동을 돕는 플랫폼이라는 것을 확인시키고 있다.


이러한 생태계 변화는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우선 스타 발굴 시스템에서 SNS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SNS를 통한 캐스팅은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이제는 에스파 카리나, 노윤서, 라이즈 원빈 등 실질적인 성공사례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연예인 지망생 또한 마찬가지다. 이들은 기획사 오디션에 참여하는 방법 대신 '아이돌 지망생', '배우 지망생' 타이틀을 내건 인플루언서 활동에 집중하며 '화제성'과 '데뷔' 모두를 잡기 위한 전략을 택했다.


수익 다양화도 SNS 플랫폼들이 가져온 변화다. 음반이나 방송 출연, 콘서트 등 전통적인 수익원 외에도 SNS를 통한 광고, 협찬, 자체 브랜드 론칭 등 새로운 수익 창출 루트가 안정적으로 자리잡혔다. 특히 팔로워 수가 광고 단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적극적인 SNS 활동 또한 수익과 직결된다. 이제는 SNS 플랫폼이 단순 소통 창구를 넘어 핵심 수익자원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광고계 또한 마케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연예인을 중심으로 하되, 인플루언서는 보조적인 홍보 수단으로 활용했다면 이제는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한 공격적 마케팅이 이뤄지고 있다. 신규 인플루언서 발굴과 전속 계약, 팔로워 기반 타깃 마케팅, 플랫폼 맞춤형 바이럴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와 관련 한 브랜드 마케팅 관계자는 "연예인의 몸값이 오르며 상대적으로 인플루언서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졌다"며 "인플루언서 모델은 바이럴이 빠르다는 장점 또한 보유하고 있기에 효율이 좋다"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만큼 인플루언서의 홍보가 제품 신뢰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결국 SNS 플랫폼의 발달은 스타 탄생의 공식은 물론,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작동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스타와 대중 간의 거리가 좁혀졌고, 소비자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스타를 '입맛따라' 고르게 됐다. 팔로워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대중의 선택을 위한 콘텐츠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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