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제약 합병 통한 매출 기준 충족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 해결 기대
"커머스 영역 줄이고 신약 개발 집중할 것"
신라젠 본사 ⓒ신라젠
매출 부진으로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 몰렸던 신라젠이 우성제약 합병을 통해 매출 기준을 충족, 바이오 기업으로서 체질 개선에 필요한 시간을 벌었다. 다만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합병 절차가 끝나는 3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젠은 이사회 의결을 통해 지난 3월 인수한 우성제약을 흡수합병키로 했다. 신라젠은 2분기 제반 절차를 마무리하고 3분기 합병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남은 주요 절차는 합병 계약과 이사회 승인 등이다.
수액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우성제약은 현재 대형병원을 주요 고객처로 보유하고 있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프로파인퓨전주’와 ‘뉴아미노펜프리믹스주’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한다. 각각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항바이러스제와 필수 미네랄, 이부프로펜 주사제 등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정부 지원 과제로 선정된 덱시부프로펜 수액제는 현재 개발 중으로 회사는 이르면 3년 이내 개량 신약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한때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2위에까지 올랐던 신라젠은 2020년 경영진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주식 거래가 정지되고 상장폐지가 논의되는 등 굵직한 위기를 겪었다. 이에 책임이 있는 경영진을 교체하고, 임상이 중단됐던 ‘펙사벡’ 이외에도 신규 항암제 개발에 집중하는 등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지만 쉽사리 실적이 반등하지 못했다.
지난해 신라젠의 매출은 39억 영업손실은 267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과 2022년에도 각각 영업손실 213억원 24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지속을 겪었다. 지난해에는 약 1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해 자본이 늘어났으나, 결과적으로 매출 내리막은 피하지 못했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2026년 30억원, 2027년 50억원 등 순차적으로 늘어나는 연간 매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신라젠은 이번 우성제약 흡수합병을 통해 안정적으로 한국거래소의 매출 기준을 충족, 바이오 기업으로서의 연구개발 역량을 확고히 다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우성제약의 매출은 81억원, 영업이익은 13억원이다.
신라젠은 우성제약의 흡수합병으로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던 커머스 사업 영역은 점차 축소한다고 밝혔다. 신라젠은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해 2022년 커머스사업그룹을 신설해 온라인과 홈쇼핑 등 주요 채널에 생활용품과 건강기능식품, 헬스케어기기 등을 판매해왔다. 그러나 시장에서 바이오 부문과 연관이 낮아 오직 매출을 위한 사업이라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신라젠 관계자는 “커머스 사업 영역은 조금씩 줄여나갈 것”이라며 “우성제약을 흡수합병하면서 선진화된 연구인력과 시스템을 확보해 바이오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우성제약 흡수합병으로 인한 본격적인 실적 반등은 3분기 이후에나 가시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지금까지 계속됐던 영업손실은 연구개발 부문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바이오 산업 특성에 따른 것”이라며 “오는 7월 우성제약의 흡수합병 절차가 마무리 되면 3분기 이후에 (우성제약의 실적이) 반영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매출 부문에서 한숨을 돌린 신라젠은 본격적으로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신라젠은 항암제 신약 ‘BAL0891’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 변경을 승인받았다고 지난 21일 공시했다. BAL0891은 당초 고형암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했으나 지난 2월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대상 IND를 신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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