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고무 추출물로 만든 친환경 전해질 첨가제
'Energy Storage Materials' 4월호 온라인판 게재
국내 연구진이 슈퍼커패시터(supercapacitor)의 성능과 수명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천연고무 기반 전해질 첨가제를 개발했다. 친환경·저비용 소재를 활용함으로써 고성능의 에너지 저장 기술 중 하나인 슈퍼커패시터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아주대학교는 윤태광 교수(응용화학과·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 연구팀이 바이오 고분자를 활용한 새로운 전해질 첨가제를 개발해 슈퍼커패시터의 성능과 수명을 대폭 향상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슈퍼커패시터는 무궁한 발전 가능성을 가진 차세대 에너지 저장 기술로, '리튬(Li)'을 사용하지 않아 환경친화적인데다 대규모의 전기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계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화재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슈퍼커패시터는 화학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존의 배터리와 달리 전극과 전해질 계면에서의 '표면 제어 반응(surface-controlled reaction)'을 통해 에너지를 저장한다. 이 때문에 전극과 전해질 사이 계면에서 일어나는 반응이 전기화학적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이러한 이유로 슈퍼커패시터의 성능 향상을 위해서는 전극-전해질 계면의 안정성 확보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돼왔다. 그동안 △고분자 코팅 △3D 프린팅 기반의 셀프-힐링 잉크 적용 △원자층 증착(ALD) 기법을 활용한 표면 개질 등 여러 방법이 시도돼 왔지만 공정 복잡성, 낮은 친환경성, 높은 비용, 대량 생산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상용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아주대 연구팀은 기존 슈퍼커패시터 시스템의 전극-전해질 계면의 불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적인 천연고무 추출 물질인 콘다고구검(gum kondagogu)과 미역 추출물인 알긴산나트륨(sodium alginate)을 활용한 공액 KS(gum kondagogu/sodium alginate) 첨가제를 개발했다. 이 첨가제는 수계 전해질 내에서 뛰어난 용해도를 자랑하며 이온 전도도와 이동도를 개선해, 기존 전해질 대비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킨다.
KS 첨가제 기반 전해질은 기존의 화학 합성 전해질과 비교해 공정이 간단하고 비용이 낮아 산업적 적용 가능성이 높다. 또한 KS 첨가제는 천연 다당류 기반의 바이오 고분자로서 원료가 풍부하고 재활용이 가능하며 가격이 낮아, 대량 생산 및 공정 확대(scale-up)에 용이하다는 점에서 높은 확장성을 가진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저장 장치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첨가제와 동일한 바이오 고분자로 제작된 전극은 유연성이 우수하고 대면적 제작이 쉽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 웨어러블 전자기기뿐만 아니라, 대규모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태광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슈퍼커패시터의 전극-전해질 계면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친환경적이고 산업적으로도 적용 가능한 에너지 저장 기술을 개발했다"며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의 응용을 통해 후속 연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글래스고 대학교(University of Glasgow) 스타트업 펀드, AMRITA Seed Grant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바이오 고분자 공액 전해질 첨가제로 안정적인 전극-전해질 계면을 구현한 장수명 슈퍼커패시터(Long-lasting supercapacitor with stable electrode-electrolyte interface enabled by a biopolymer conjugate electrolyte additive)'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즈(Energy Storage Materials)' 4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