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형산불 자연재해 아닌 인재”…산림청 책임론 ‘일파만파’

김소희 기자 (hee@dailian.co.kr)

입력 2025.04.17 11:36  수정 2025.04.17 11:37

환경단체 등 17일 기자회견 통해 “영남권 산불 인재” 주장

산림정책·산불위혐예보시스템·산불예방진화대 등 지적

최근 국회 산불 현안보고서 노후 헬기 대비책 미비 등 질타

경북 안동시와 의성군 경계부근에서 바라본 일대 산하가 산불에 훼손돼있다. ⓒ뉴시스

최근 영남권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에 대한 산림청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환경단체 등은 이번 산불이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라고 주장하며, 산림청의 부실한 산불 관리 체계를 비판하고 있다.


17일 환경단체 등 시민단체는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영남권 산불은 인재(人災)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산림청은 책임지고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산림청 산림정책과 산불위험예보시스템 미흡, 산불예방진화대 고용 형태 등이 산림청이 산불 대응 컨트롤 타워로서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는 “산불위험예보시스템과 지휘 체계는 작동하지 않았으며, 긴급재난문자는 혼선을 반복했다”며 “주민들은 대피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도로와 차 안에서 참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산불예방진화대는 대부분 단기 계약직 또는 공무직 형태였다”며 “이들의 평균 연령은 65세다. 90대도 포함돼 있다. 진화대원은 전문 교육이나 훈련이 부족했으며 부족한 안전 장비로 현장에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 규모와 대응력 총체적 부실을 고려할 때 산림청 산불 대응 컨트롤타워 역할은 명백히 실패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산불예방진화대원 평균 연령은 60대다.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는 ‘공공근로 직접 일자리 사업’ 재정지원을 받아 저소득 고령층을 우선 선발한다. 이들은 지자체 소속으로 보통 6~7개월 계약을 맺고 일하는 단기 계약직으로 최저임금을 받는다.


산불진화헬기가 진화작업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최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산불 관련 현안 보고에서도 진화 인력 처우, 노후 헬기에 대한 대비책 미비 등 질타가 이어졌다.


전종덕 진보당 의원은 “이번 산불은 역대 최대이고 진화 인력이나 장비 또 초기 대응에 있어 문제가 지적됐다”며 “우리나라 산림구조 자체가 기후 변화에 따라 대형화, 고속화, 장기화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3년 당시 산불재난특수진화대를 현 435명에서 앞으로 5년 동안 2500명까지 늘리겠다고 했는데, 현재까지 증원된 인력은 0명이다”며 “산불 진화대원들에게 안전교육 실시 후 안전 장비를 지급하게 돼 있다. 하지만 교육기관도 없고, 교육도 실시되지 않았고, 안전 장비도 부실 그 자체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진화복은 안전 기준치가 미달한 게 지급되기도 했다”며 “산림청이 스스로 정한 지침을 어겼고 제대로 납품 관리도 되지 않았고, 안정성도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안전복을 진화대원들에게 제공한 거 아니냐. 산림청의 안일한 인식으로 발생한 일들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산불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게 항공 분야다. 우리는 전부 헬기 기반인데 노후화, 고령화 문제가 많은 가운데 고정익 도입 계획은 없냐”고 물었다.


임호선 의원은 “순직하신 분들 포함해 산불예방진화대엔 9400여 분이 계신다. 직접일자리사업이라 고령화 문제가 있고, 산불진화대는 지방산림청장 소속으로 몇십 명씩 나뉘어 있다”며 “하지만 지방산림청장은 산불 지휘권이 없다. 인원은 분산배치 돼 있는데 지휘권은 가지고 있지 않고, 직접일자리 사업이다 보니 이분들에 대한 전문성, 교육훈련체계, 보수, 근무여건 등이 아주 열악하고 부족하다”고 질타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특수진화대원 435명은 정규직이다. 전문교육훈련기관인 산림재난교육훈련센터는 설립하기 위해 몇 년째 노력하고 있다. 다만 예산 확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 예산에 고정익에 탑재할 수 있는 물탱크 예산도 80억원 확보했으나, 관계 부처와 합의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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