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불가피…대내외 리스크 산재"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국은행

한국은행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대로 낮춰 잡았다.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하향 조정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28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경제전망 기자 설명회에서 “미국 대선 결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정책 불확실성도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이날 3.25%인 기준금리를 3.00%로 0.25%포인트(p) 낮췄다. 지난달 회의에서 3년 2개월 만에 정책기조 전환에 나선 이후 2회 연속 인하다.

아울러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2.1%에서 1.9%로 0.2%p 하향 조정했으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2.4%에서 2.2%로 내렸다. 지난 8월 전망보다 0.2%p 낮춘 것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도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5%에서 2.2%로, 내년 전망치는 2.2%에서 2.0%로 낮추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으로 하방 리스크가 더 높은 편”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정책 등으로 무역 갈등이 격화할 경우 내년 성장률이 1.7%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내놨다. 관세 전쟁의 여파는 더 심해져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1.8%에서 0.4%p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대중국 고율관세 부과와 대미국 무역흑자국에 대한 통상압력 강화는 실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되며 우리 수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한국의 대미국 무역수지 규모는 500억 달러 이상의 흑자가 예상된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내년엔 소비를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으나 주력 업종에서의 주요국과의 경쟁 심화, 보호무역 기조 강화 등으로 수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은 실기론과 관련해선 선을 그었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급등하고 금융안정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에 대해 한은이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내년도 성장과 관련해 불확실성 크다는건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변화, 수출의 구조적 요인 반영해서 낮춘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저성장 우려에 대해선 과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신정부 출범 이후 관세정책의 영향은 내년 하반기부터, 추가적인 보편관세는 2026년에 반영될 것이란 가정 아래 2026년 성장률은 2025년보다 낮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다만 잠재성장률보다 크게 낮지 않은 숫자인 만큼 저성장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