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만점”, 변별력 잃은 주민 동의율…공공기여가 판가름
“과도한 기부채납은 독”…추정분담금에 정비사업 좌우되나
사업 속도, 지역별 양극화로 연결…“2기 선도지구부턴 사업성 평가해야”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 단지가 결정되면서 중장기적인 정비사업이 첫발을 뗐다는 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 단지가 결정되면서 중장기적인 정비사업이 첫발을 뗐다는 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정비사업이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추정분담금이 과다하게 산정될 주민 갈등이 불거질 여지가 있다.
특히 분당의 경우 공공기여가 선도지구 지정을 판가름한 만큼 과도한 기부채납으로 오히려 사업성이 악화될 우려도 감지된다.
지난 27일 국토교통부가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신도시에서 총 13개 구역, 3만6000여가구가 선도지구로 선정됐다.
여기에 분당과 일산에서 1400여가구의 연립주택 등을 별도 정비물량으로 선정해 선도지구에 준하는 수준으로 지원한다.
개발된 지 30년이 지난 1기 신도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순차적인 정비사업 추진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1기 신도시 주민들은 첫 통합 정비사업에 나설 선도지구에 대한 관심이 크다.
다만 치열한 경쟁으로 가장 많은 배점을 배정한 주민 동의율에 대한 평가가 변별력을 잃으며 공공기여나 정비사업 추진 규모, 주차장 현황 등 항목에서 점수를 받은 단지들이 선도지구로 선정됐다.
특히 분당의 경우 샛별마을(동성·라이프·우방·삼부·현대), 양지마을(금호·청구·금호한양·한양·금호청구·한양), 시범단지(우성·현대)·장암타운건영3차 등 모든 선도지구 단지들이 시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공공기여를 한 것으로 파악돼 사업성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성남시 관계자는 “구역의 정형화, 장수명 주택, 이주대책 지원, 추가 공공기여 부지 등이 공공기여 부분에 해당된다”며 “이번에 선정된 곳은 추가 공공기여 부분을 다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이번 선도지구 단지들을 살펴보면 공공기여와 함께 주차장이 부족한 곳들이 선정됐다. 결국 공공기여와 주차 공간 확보 등으로 수익성이 당초 기대보다 낮아질 수 있다”며 “사업 자체가 기대보다 원활히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에서도 추정분담금이 높을 경우 정비사업의 걸림돌이 될 것을 염려하고 있다.
국토부는 “사업시행인가 후 관리처분계획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분담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사업성, 분담금 지원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비사업의 경우 급등한 공사비와 금융비용으로 인해 사업성이 크게 하락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1기 신도시는 용적률 등 인센티브에 따른 공공기여로 인해 사업성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집값과 향후 분양성에 따라 지역별, 단지별로 분담금 및 정비사업 추진동력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와 달리 재건축 사업의 인허가는 문제되지 않겠으나, 개별 조합원들의 자금여력, 즉 추가분담금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느냐가 정비사업 추진 관건”이라며 “사업추진 속도가 부촌 중심으로 두드러질 여지가 크고 지역적, 국지적 양극화로 연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발표에서 ’통합정비 맞춤형 금융지원 방안‘이 제시되긴 했지만, 조합원 입장에서는 대출이어서 만만찮은 사안이 아니다”고 했다.
향후 제2, 제3의 선도지구를 선정할 때에는 사업성이 선행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는 내년부터 공모방식이 아니라 동의율이 50%가 넘는 단지로부터 우선적으로 주민제안을 받는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
고 원장은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은 불학실성이 높다.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빠르게 추진된 감이 있다”며 “사업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정비사업 진척이 어렵다. 소유주들은 재건축이 빨리됐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단지마다 대지지분, 용적률 등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사업성 평가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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