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 신청 첫 심문기일서 의견 대립 ‘팽팽’
KB證 “시행착오 겪으면서 구성한 성과 침해”
토스證 “가처분 신청 의도 의심스러워 ”
KB증권 WTS ‘마블와이드’ 홈 화면. 마블 와이드 화면 캡쳐
KB증권이 토스증권을 상대로 낸 웹트레이딩시스템(WTS) 관련 가처분 신청의 첫 심문 기일이 열린 가운데 양측은 팽팽한 의견 대립을 이어갔다. KB증권은 토스증권의 WTS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가 번안 수준이라고 주장한 반면 토스증권은 해당 구성요소들은 업계 내 보편적인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KB증권은 21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부정경쟁 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1차 심문기일에서 자사의 WTS 내 UI 배치와 구성이 토스증권의 서비스와 유사성이 상당 부분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측 대리인은 이 날 심문에서 “마블 와이드(M-able Wide)는 홈 화면 구성요소를 가로 1단-세로 3단 형식으로 배치해 이용자의 시선이 분산되지 않게 하고 있다”며 “토스증권의 WTS는 이런 형식적 측면 뿐 아니라 맨 위에 증시 상황을 담은 오버 뷰부터 맨 아래 추천 정보 구역에 이르는 내용까지 종합적 화면 구성까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서비스 형식도 토스증권이 번안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마블 와이드의 경우 화면 내 증시는 상세 페이지로, 뉴스는 접이식 화면으로 이어지는데 토스증권도 동일한 형식으로 구성됐다는 것이다.
KB증권 측은 현재 홈 화면이 기존 바둑판식 정보 배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총 11개월의 개발 기간을 물론 외주업체에 4억5000만원 이상의 비용을 지출하는 등 시인성과 직관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홈 화면에서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는 종합적인 구성을 독자 개발한 것은 마블 와이드가 처음”이라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구성한 KB증권의 성과를 침해했다”고 적시했다.
앞서 KB증권은 지난달 15일 법무법인 지평을 통해 부정경쟁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토스증권이 지난 5월 사전 신청자에 한해 선 공개하고 지난달 18일 정식 출시한 WTS ‘토스증권 PC’가 KB증권이 지난해 11월 재출시한 WTS ‘마블(M-able) 와이드’와 화면 구성이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토스증권은 이러한 KB증권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회사 측 대리인은 “토스증권은 KB증권의 WTS를 참고할 수도 없었고 할 필요도 없었다”며 “자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대한 호응이 높은 가운데 이에 이미 지난 2020년 7월부터 이를 활용하는 동시에 넓은 화면에 적합한 서비스 개발 필요성을 인식하고 개발에 들어간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KB증권이 주장한 유사성에 대해서도 전면으로 반박했다. 토스증권의 WTS는 19명의 개발인원 및 19억원의 개발비용을 사용하는 등 투자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는 것이다.
아울러 KB증권에서 유사성을 지적한 뉴스, 나의 자산관리, 트레이딩(매매) 시스템의 경우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교과서적인 구성과 기능들이라고 짚었다.
토스 WTS ‘토스증권 PC’ 홈 화면. 토스증권 PC 화면캡쳐
토스증권은 이번 가처분 신청의 의도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소송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받아보지 못한 상황에서 KB증권 쪽에서 일방적으로 해당 사실을 언론에 공개함으로써 일종의 홍보 효과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번 KB증권과 토스증권의 분쟁은 올 들어 증권가에 불고 있는 WTS 서비스 재도입 본격화 바람과 맞물려 등장했다. WTS는 과거부터 존재했던 플랫폼으로 모바일 수요가 증가하면서 활용도가 낮아졌지만 최근 접근성·편의성이 재평가되면서 서비스를 준비 및 재개하는 증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KB증권-토스증권 간 ‘표절 논란’ 소송 뿐만 아니라 신한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네이버페이와 함께 준비한 ‘주식매매 간편연결서비스(가칭)’도 금융감독원에서 제동이 걸리는 등 WTS 관련 잡음이 계속 나오고 있다.
네이버 측에서는 네이버 증권 페이지에서 증권사의 WTS 화면으로 연결해 주는 서비스일 뿐이라며 당국에 신고만 하면 되는 ‘업무 위탁’ 사업이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 투자자 보호가 가능한 인력과 전산 및 물적 설비를 갖췄는지 여부를 심사받아야 하는 ‘투자중개업’으로 봐야한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다시 개화 중인 WTS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증권사들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당분간 관련 이슈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리테일 고객 확보를 위한 플랫폼 확장책 중 하나로 WTS가 주목받고 있다”면서도 “KB증권과 토스증권간 소송의 경우, 디자인이나 구현성 측면에서 유사성과 특이성을 어떻게 판단할 지가 중요 이슈이기 때문에 향후 재판 결과가 증권사들의 WTS 서비스 재개 및 활성화 여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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