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보금자리론 포함 2조1160억 신청
고금리·까다로운 조건으로 흥행 '발목'
서울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데일리안 DB
정책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보금자리론의 판매 실적이 올해 들어 넉 달 동안 2조원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인기 몰이를 했던 특례보금자리론이 올해 다시 보금자리론으로 부활했지만, 예전만큼 관심을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와중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까다로운 자격 요건으로 인해 외면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보금자리론 판매금액은 3803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총 2조1160억원이 판매됐다.
주금공은 올해 1월 30일부터 보금자리론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지난해 1월 30일부터 올해 1월 29일까지 한시적으로 공급됏다. 보금자리론은 주금공이 공급하는 장기 고정금리 분할상환 주담대다.
1월 특례보금자리론 판매 실적(8716억원)이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실제 보금자리론 판매액은 2월부터 4월까지의 실적인 1조2444억원을 겨우 웃도는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같은기간 특례보금자리론의 판매 성적과 대비된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13조1000억원이 판매됐다.
기존 보금자리론의 실적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보금자리론은 2022년 1월과 2월에만 3조295억원이 공급됐다. 2021년 1~2월에는 5조원을 넘겼다.
올해 보금자리론의 수요가 급감한 것은 고금리 장기화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구입을 미루려는 분위기 속 까다로운 조건도 영향을 미쳤다.
보금자리론은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 담보 주택가격 6억원 이하일 때 이용할 수 있다. 대출한도는 3억6000만원이다.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 소득 제한 없이 9억원 이하 아파트를 대상으로 최대 5억원까지 대출 가능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신생아특례대출’은 2년 이내에 출산・입양한 가구로 대상이 한정적이지만 부부합산 연소득 1억3000만원, 집값 9억원 이하에 이용가능하다. 하반기부터는 부부합산 연소득을 2억원 이하로 상향 조정한다.
애매한 금리 수준도 보금자리론 흥행에 걸림돌이다. 현재 보금자리론 금리는 4.05~4.35%(30년 만기 4.25%)다. 주금공은 지난 4월부터 금리를 해당 수준으로 동결했지만,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와 비교했을때 매력도가 크지 않다.
전날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3.04~5.72%, 변동형은 3.72~6.48% 수준이다. 주요 은행 주담대 금리 하단은 보금자리론보다 낮다. 다만 6개월만에 은행 변동형 주담대 준거금리인 코픽스가 상승 전환 하며, 코픽스 연동 대출금리도 올라갈 전망이다. 주담대 신규 취급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는 KB국민은행 3.74~5.14%, 우리은행 4.76~5.96%로 올랐다.
금융당국의 은행 가계대출 억제 수위가 높아지면, 차주들이 다시 보금자리론으로 눈을 돌릴지도 주목된다. 부동산 경기가 서서히 회복하면서 연초 주춤했던 가계 대출 증가세가 최근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당국은 다음달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시행한다. 2단계 스트레스 DSR에서는 가산되는 스트레스 금리 폭이 더 커지고, 그만큼 은행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은행 대출금리가 낮아져 보금자리론 말고도 다른 대출 상품의 선택권이 넓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금공 측은 "MBS 조달비용을 반영해 최대한 낮은 수준으로 보금자리론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금공은 올해 보금자리론 공급계획을 10조원으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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