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사람들, 우리집이 켠 보일러에 6년간 따뜻했습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4.04.30 14:40  수정 2024.04.30 14:41

신축 아파트에 입주해 6년간 거주해 온 70대 노부부가 추위에 떨어야만 했던 황당한 이유가 밝혀졌다.


ⓒJTBC

29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70대 A씨 부부는 지난 2017년 11월 초 신축 아파트로 이사했다.


이사한 첫 달부터 난방을 위해 보일러를 켰지만, 온도를 높여도 방은 좀처럼 따뜻해지지 않았다.


A씨는 "진짜 추워서 죽는 줄 알았다. 스트레스 받아서 춥고, 발 오므리고 다니고, 겨울옷 입고 다니고. 말할 수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6년 동안 매년 관리사무소에 문의했는데 '아무 이상 없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전했다.


또 "(집 내부가) 실내가 아닌 바깥 같았다. 온수매트, 전기매트 등 난방기구를 샀지만 매트 위가 아니면 소용이 없었다"면서 "욕조에 뜨거운 물을 계속 받아서 그 물로 계속 몸을 데워 나와야 숨 좀 쉴 수 있었다. 만날 식구들끼리 '추워서 어떡하냐'며 싸웠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100년도 못 사는 인생을 200년 늙은 기분이었다"며 "난방으로 따뜻해지지도 않는데 난방비는 10만 원 이상씩 청구됐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부부는 무려 6년 만에 이유를 알게됐다고. A씨는 "지난해 11월 너무 추워 관리사무소에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확인을 해달라'고 부탁한 결과 원인을 찾아냈다"며 그 원인은 보일러의 원격 시동장치와 배관 신호가 옆집과 바뀐 탓이었다고 밝혔다. A씨 집에서 보일러 스위치를 올리면 A씨 집이 아닌 옆집의 보일러가 켜졌던 것.


원인을 알게 된 A씨는 아파트 건설업체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으나 사과는 커녕 지적을 받았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건설업체 측은 "만약 차를 사서, 그 차에 문제가 있으면 당연히 제조사에 문의를 해야하는데 정비사한테 가서 계속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있으면 저희한테 접수를 하셨으면 좀 빨리 발견했을텐데", "지금 거의 6년이(지났다), "(하자)접수된 이력이 없다"며 "옆집과의 온수비 차액인 54만 원을 지원하는 것 말고는 (다른 보상은) 못 해준다"라고 했다.


A씨는 "제가 전문 시공업자도 아닌데 보일러 배관 신호가 바뀐 걸 어떻게 알 수 있겠나. 건설업체의 대응에 너무나 실망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건설업체에서 이후로 별다른 연락은 오지 않았다"며 "옆집과 바뀐 보일러 배관 신호는 수리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박지훈 변호사는 "손해배상 금액 자체가 54만 원은 너무 적은 거 같다"며 "정식적 피해가 컸고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하면 가능할 거라고 본다. 6년이고, (업체가) 잘못한 게 맞지 않나. 금액 자체를 얼마라고 책정할 수 없지만 위자료는 법원에서 책정한다. 어느 정도 손해배상을 해주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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