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무료 서비스 관련 시장획정 방식 변경…서비스 품질 악화시 수요대체 확인

임은석 기자 (fedor01@dailian.co.kr)

입력 2024.04.29 17:31  수정 2024.04.2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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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경제 특성 반영 기업결합 심사기준 개정안 확정

월 이용자 500만명 이상일 때 '일반 심사'

기업결합 심사기준 개정 내용 그래픽.ⓒ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결합 심사기준(심사기준)' 개정안을 확정,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개정안은 현대 디지털 경제의 각종 특성이 잘 반영되도록 기업결합 심사방식을 '현대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우선 무료로 서비스가 제공되는 경우의 시장획정 방식을 명확히 했다. 시장획정이란 기업결합을 하는 회사와 경쟁관계에 있는 사업자들을 식별함으로써 경쟁의 범위를 특정짓는 과정이다.


현행 심사기준에 따르면 A서비스의 가격이 인상됐다고 가정할 때 B서비스로 수요대체가 나타날 수 있음이 확인되는 경우 A서비스 공급자와 B서비스 공급자가 경쟁사업자로서 같은 시장에 있는 것으로 획정된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광고를 보게 하거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대가를 수취하는 경우 인상됐다고 가정할 수 있는 가격이 존재하지 않아 기존 방법론 적용이 어려워진다.


개정 심사기준은 이 경우 가격이 아닌 서비스 품질이 악화됐다고 가정할 때의 수요대체를 확인하는 방법 등을 통해 시장을 획정할 수 있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경쟁제한 효과를 분석할 때 공정위가 네트워크 효과를 고려할 수 있음을 명시했다. 디지털 서비스 공급자의 기업결합은 해당 서비스의 이용자 수나 해당 사업자가 보유한 데이터 양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용자 수 증가는 더 많은 소비자들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게 할 수 있다. 데이터 양 증가는 해당 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 품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 역시 추가 수요 유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가능성(네트워크 효과)이 클수록 결합기업들의 시장지배력 역시 커질 수 있는데 이를 고려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경쟁제한 우려뿐만 아니라 디지털 분야 특유의 효율성 증대효과의 사례도 보강해 기업결합의 긍정적 효과 역시 균형있게 심사될 수 있도록 했다. 기업결합 결과 혁신적 서비스가 창출되거나 초기 신생기업(스타트업)들이 인수됨에 따라 투입자본이 회수(exit)되고 신규 스타트업 창업이 이루어지는 등의 효과가 고려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간이심사 대상도 정비했다. 현행 심사기준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기업결합은 신고된 내용의 진위 여부만 확인하는 형태로 '간이심사'하도록 하면서 그 대상을 열거하고 있다.


개정 심사기준은 온라인 플랫폼이 자신의 서비스와 보완관계 등이 없는 서비스를 공급하는 타 업종 사업자를 인수하는 경우로서 인수되는 사업자가 월 평균 500만 명 이상에게 상품 및 서비스를 공급하는 경우는 일반심사 되도록 했다.


이는 우리나라 인구의 약 10% 이상에 해당하는 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사업자가 온라인 플랫폼에게 인수되는 경우 그 경제적 영향이 미미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이다.


한편 사모집합투자기구(PEF)의 기존 유한책임사원(LP)이 PEF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거나 다른 LP의 지분을 인수하는 행위는 PEF 내부적 행위로서 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새롭게 간이심사 대상이 된다.


공정위는 "개정 심사기준이 시행됨에 따라 디지털 분야에서의 기업결합을 통한 인위적 독점력 창출 및 강화가 보다 효과적으로 방지되는 한편 혁신적 벤처·중소기업과 소비자 후생이 보다 잘 보호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디지털 분야 기업결합을 속도감 있게 심사해 나가며 혁신 창출을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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