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확대 등 내년 예산안 지침 발표, 구체적 방법 없이 ‘건전재정’만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4.03.26 13:34  수정 2024.03.2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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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어 올해도 ‘건전재정’ 유지

지출 구조조정 통해 필요 재원 마련

대통령 투자·개발 공약 뒷받침 역부족

불경기 세수 감소 겹치며 재정 우려

김동일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이 지난 2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지침과 2024년 조세지출 기본계획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기획재정부가 ‘건전재정’을 토대로 경제 혁신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며 내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을 발표했다. 두터운 약자복지와 경제 체질개선 등의 내용을 담았는데, 정작 건전재정을 위한 구체적 방법은 빠져 있어


기획재정부는 26일 ‘2025년도 예산안 편성 지침’을 내놨다. 기재부는 예산 편성 기본 방향으로 혁신생태계 조성과 미래대비 체질개선으로 경제 역동성을 제고하겠다고 발표했다. 약자 보호와 국민 안전에 대한 국가 역할을 강화하고 건전재정 기조 확립으로 미래세대 부담도 줄이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경제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해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미래 모빌리티, 수소 등 ‘하이 파이브(High 5)’ 첨단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지원한다. 특성화대학, 부트 캠프(boot camp) 등 첨단인력 양성에 속도를 높인다.


현장 체감형 시스템 개혁을 추진하고 혁신·도전형 연구, 미래전략 분야, 신진연구자 지원 등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한다.


중소기업 해외 진출과 금융, 마케팅 지원으로 성장을 견인한다. 민간 역량 연계 벤처 투자와 해외·지역 창업생태계를 고도화한다.


K-콘텐츠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첨단기술을 활용한 바이오 헬스 육성, 지역별 관광콘텐츠 발굴에도 힘을 쏟는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강화한다. 노인과 장애인, 한부모 등 정책 수혜자별로 필요한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촘촘히 지원한다.


저소득층과 취약계층 사회 이동성을 높이기 위해 노동시장 진입 촉진을 지원하고,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매출 기반을 넓힌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화로 소상공인 경쟁력도 키울 계획이다.


돌봄·자녀교육 지원과 고령친화적 사회환경 조성, 실업계고-대학생-취업준비생 단계별 일자리 기회 제공으로 취업역량을 강화한다.


기재부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 계속”


청년층을 대상으로 주거·자산형성·국가장학금으로 미래도역을 뒷받침하고, 지방시대를 위해 생활환경 개선, 민간투자 유도로 거점 지역을 육성한다는 목표다.


이 밖에도 ▲유·무인 전투체계 가속 ▲첨단기술 기반 군 전력 증강 ▲공공비축 확대 ▲수입선 다변화 ▲국산화 기술개발 지원 ▲자연 재난 예방 위한 시설·장비 투자 ▲지역 거점병원 중심 진료 협력 지원 등에 예산을 집중 편성할 예정이다.


기재부는 예산 편성 기조를 뒷받침할 재원 마련 방법으로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 지속’을 밀고 있다. 모든 재정사업의 타당성과 효과성을 재검토해 우선순위가 낮은 사업은 삭감·폐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재정사업평가 결과 성과가 낮은 사업은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지출은 지원 기준과 지원 수준을 합리적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정과제 등 필수소요를 제외한 모든 재량 지출에 대해 10% 이상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절감 재원은 투자 중점분야 신규·계속사업으로 전환한다. 부처별 구조조정 이행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혜택)와 페널티(감점)를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예산 요구 때 조세지출과 유사·중복 여부에 대해 사전 검토를 강화한다. 사업 내용이 유사한 경우 수요자 중심으로 통합하고, 여유 재원이 있는 기금·회계는 다른 기금·회계로 전출·예탁을 추진한다.


투자재원 다각화를 목적으로 민간 수행이 효과적인 사업은 민자사업을 우선 검토하고, 개발이익이나 공공기관, 지자체 등 재원처를 다각화한다.


문제는 투자 사업 확대를 뒷받침해야 할 재정 운용 방법이 과거와 많이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토론회에서 내놓은 각종 개발 정책을 뒷받침하기엔 역부족일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게다가 올해 대폭 삭감했던 연구개발(R&D) 예산은 내년에 대폭 증액까지 약속한 상황이다.


대통령 투자·개발 약속 뒷받침 가능하나


기재부는 부담금 정비와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가용 재원을 찾는다지만, 예년과 비교했을 때 달라진 게 없다. 오히려 지출 구조조정 경우 지난해 긴축예산 편성으로 ‘쥐어짜기’ 자체가 쉽지 않다. 구조조정에서 얻을 수 있는 여윳돈이 한정적이란 의미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이 민생토론회에서 약속한 각종 투자·개발 사업들을 뒷받침할 준비가 안 돼 있다. 야당 주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약속한 각종 사업에 필요한 재원은 950조원이 넘는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미 정부가 예산 사업화한 것들도 있고, 최초로 해야 하는 사업도 있다”며 “아직은 어느 정도 규모일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힘든 부분이 있다. 야당 발표도 일부 사업만 발췌해서 말하는 것으로 구체적인 숫자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아직 정확한 예산 추계는 안 된 상태라 (대통령 약속 사업들에 들어갈 금액이) 얼마인지는 앞으로 부처별로 구체적인 정리를 해봐야 안다”면서 “해당 사업에 필요한 재원 90% 이상을 민간에서 조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기재부 말대로 민간에서 90% 이상 재원을 끌어와도 야당 추산대로라면 최소 90조원 이상 재정이 필요하다. 기재부는 “사업을 연차적으로 나눠서 진행할 예정이라 재정 부담은 나눌 수 있다”고 하지만 어려운 경기 상황에 민간에서 800조원이 넘는 재원을 조달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다.


이러한 지적에 유병서 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 “건전재정 기조를 확립해서 전면적으로 적자를 줄여가는 차원에서 저희는 최대한 강한 워딩으로 썼다”며 “구조조정 관련해서도 2023년도 예산안은 코로나19 대응과 같은 일시적 소요들 예산을 줄였고 2024년도 예산과 관련해선 '제로베이스(원점재검토)'를 통해서 사업 정리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유 심의관은 재량 지출 감축에 대해서도 “한계도 있지만 경직성 지출이나 이런 부분에 제도 개편이 필요한 부분 등 검토해 나가겠다고 나름 강하게 표현을 했다”며 “세입 등 구체적 재원 여건을 본 상황에서 재정지출을 줄이는 노력을 해서 총량적으로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봐야 한다. 지금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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