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 투자자들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 앞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대규모 투자자 손실을 낳은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이 판매 과정부터 부실 투성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은행 등 판매사들이 손실 위험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도 넘은 공격적 영업을 펼치고, 그런 위험을 고객에게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등 불완전판매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해당 ELS 상품의 기반인 홍콩 H지수가 지금 수준에서 반등하지 못한다면 올해 예상되는 투자자 손실만 5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은 1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홍콩 H지수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H지수 ELS의 대규모 손실이 가시화됨에 따라 지난 1월 8일부터 이번 달 8일까지 은행과 증권사 등 기간 중 주요 판매사를 상대로 현장검사와 민원조사를 실시했다.
우선 판매 정책과 소비자보호 관리 실태에서 전반적으로 부실이 포착됐다. 금감원은 우선 2020년 초에는 글로벌 주가지수 변동성 확대 등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시기였음에도 과도한 영업목표, 프로모션 등 공격적 영업 지속했다고 봤다.
A은행이 2021년 영업목표 수립시 WM수수료 중 신탁수수료 목표를 2020년 예상실적 대비 56.9% 상향 설정하는 등 전사적 판매 독려한게 대표적인 예다.
또 성과평가지표는 고객보호 관점에서 보수적으로 운영해야 하지만 판매사들이 ELS 판매에 유리하게 설계해 판매 유인이 증가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고객 손실위험 증가에도 불구하고 내부승인 절차 우회 등을 통해 판매한도를 오히려 확대했으며, 상품선정 등에 있어 비예금상품위원회를 형식적으로 운영하고 모니터링 등 사후관리도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투자자 성향분석 시 6개 항목을 필수적으로 고려‧확인해야 함에도, 일부 항목을 누락하거나 점수가 배정되지 않도록 하는 등 부실하게 설계‧운영된 정황도 드러났다.
아울러 손실 감내수준 20% 미만, 단기투자희망 등 홍콩H지수 ELS에 부적합한 투자자도 가입이 가능하도록 운영한 점도 포착됐다. 투자성 상품 판매시 설명해야 하는 손실위험 시나리오, 위험등급 유의사항 등 투자위험을 누락하거나 왜곡한 것이다.
금감원은 안정적 성향의 투자자에게 투자성향을 상향하도록 유도하거나, 청력이 약한 고령투자자에게 상품내용을 ’이해했다‘라고 답하도록 요청하고, 영업점 방문이 어렵다는 투자자를 대신해 투자성향진단설문지, 상품가입신청서 등을 대리 작성․서명하는 사례들도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영업점 판매창구에서의 판매행태 및 소비자 행동패턴을 입체적으로 고려해 보다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는 판매제도를 모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말 기준 홍콩ELS 판매잔액은 총 18조8000억원이다. 올해 1~2월 기준 만기도래액 2조2000억원 중 총 손실금액은 1조2000억원이며, 추가 예상 손실금액은 4조6000억원으로 최대 5조8000억원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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