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소비자물가 3.1%
농산물값 폭등·국제 유가 불안 겹쳐
정부, 물가 안정 위해 600억 투입
자료사진 ⓒ연합뉴스
과일값 고공행진이 계속되며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가 3%대로 올라섰다.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안정기에 접어드는 듯했던 물가상승률이 농산물 가격 폭등에 국제 유가 불안까지 겹치며 다시 반등한 것이다.
정부는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에 600억원을 투입하고 수입 과일 신속 도입에 나서는 등 반등한 물가를 잡기 위해 총력을 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계절과 작황 등에 따른 변동 폭이 큰 과일류 가격을 잡지 못하는 경우 물가 안정을 기대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를 기록했다. 전월 상승률(2.8%)보다 0.3%p 오른 수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추이는 지난해 11월 3.3%, 12월 3.2%, 올해 1월 2.8%로 3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다. 그러다 지난달 다시 3%대를 웃돌며 둔화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해 폭등한 과일 가격은 여전히 강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소비자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이다. 사과와 귤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71.0%, 78.1%씩 오르면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과일을 포함한 신선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20% 뛰어올랐다. 그중 신선과실은 41.2% 상승했는데, 이는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에 최대로 증가한 수치다.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1.5%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하락 폭이 1월(-5.0%)보다 축소하며 전월보다 물가 상승 압력에 영향을 미쳤다.
가계 지출 비중이 높은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5.3%) 대비 3.7% 상승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2.6%, 추세적인 물가를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5%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이 1년 전에 비해 11.4% 올라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공업제품과 전기·가스·수도는 각각 2.1%, 4.9%씩 상승했다.
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동월 대비 2.5% 올랐다. 집세는 0.1% 하락한 반면, 공공서비스와 개인서비스는 각각 2.0%, 3.4%씩 증가했다.
기획재정부는 소비자물가가 상승한 요인에 대해 “작년 작황 부진을 과일 등 농산물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최근 국제유가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석유류 가격의 하락 폭이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과일값이 낮았던 기저효과에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가중치 있는 유가도 오르는 추세를 보여 당분간 물가 오름세는 지속될 듯”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2%대 물가상승률을 돌려놓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물가관계장관 회의’에서 물가 안정을 위해 3~4월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에 6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먹거리 체감 가격을 40~50% 인하하겠다는 취지다.
또 정부는 수입 과일 3종에 대한 추가 관세 인하와 함께 오렌지, 바나나 등 주요 과일 직수입으로 저렴하게 공급함으로써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을 꾀할 방침이다.
석유류 등 물가 불안품목에 대해서는 불법·편승 인상이 없도록 매주 전국 주유소를 점검하는 등 각 부처가 함께 물가 안정 분위기를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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