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포스코 회장 '무사안착' 예상…KT 때와는 다르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4.03.04 10:46  수정 2024.03.0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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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존 이사회 타깃…CEO 선임 반대 없을 듯

KT 윤경림 낙마 때와 달리 정부‧정치권 '조용'

장인화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 ⓒ포스코홀딩스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임 확정 여부가 달린 포스코홀딩스 주주총회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종 CEO 후보인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이 순조롭게 회장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다.


그동안 포스코홀딩스 CEO 후보추천위원회를 둘러싼 일련의 잡음들로 인해 지난해 KT에서 벌어진 혼란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재계에서는 장인화 후보의 ‘무사안착’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포스코 회장 선임을 둘러싼 정부와 정치권, 주주들의 움직임을 볼 때 오는 21일로 예정된 포스코홀딩스 주총에서 장 후보의 사내이사 및 CEO 선임 안건이 순조롭게 통과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장 후보가 회장 선임의 마지막 관문인 주총을 통과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국민연금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최근 일부 언론에 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과 권태균 전 조달청장의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 재선임 반대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는 역으로 장 후보의 CEO 선임에는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김 이사장은 그동안 포스코홀딩스 이사회의 외유성 해외 출장과 관련해 사외이사 활동의 독립성을 문제삼아왔다.


기존 7명의 사외이사진 중 임기 만료를 앞둔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달 21일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재선임 대상자로 추천받지 못했고, 임기가 1년 남은 박희재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이사회 다음날 자진 사임했다. 유진녕 엔젤식스플러스 대표와 손성규 연세대 교수, 김준기 연세대 교수는 아직 임기가 1~2년 남았다.


김 이사장이 문제 삼은 유영숙‧권태균 사외이사는 이번 주총에 재선임이 추천된 이들이다. 즉, 기존 사외이사진의 독립성 의혹을 제기한 연장선상에서 이들 두 사외이사의 재선임을 반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과거 포스코 이사회의 외유성 해외 출장은 최정우 현 회장의 이사회 장악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국민연금의 타깃이 ‘최정우 시절의 사외이사진’이며, 최 회장이 회사를 떠난 후에도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이사회를 재편성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장인화 후보에 대한 국민연금의 언급은 공식적으로건, 비공식적으로건 나오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달 16일 한 매체에서 “국민연금이 19일에 장 전 사장에 대한 찬반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국민연금은 즉각 “포스코 회장 인선 입장발표는 전혀 사실무근이고 입장발표 계획은 없다”고 부인하기까지 했다.


국민연금이 장 후보를 반대하는 입장이라면 주총을 10여일 앞둔 시점까지 미뤄둘 이유가 없는 데다, 유영숙‧권태균 사외이사 재선임에 반대한다고 해놓고, 굳이 장 후보에 대한 입장을 숨기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변수인 정부와 정치권의 움직임도 KT 때와는 다르다. 정부와 국민연금의 압력으로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이 좌절된 이후 윤경림 전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이 최종 CEO 후보에 오르자 국회 주무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이 연이어 ‘이권 카르텔’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결국 윤 전 사장은 물론, 사외이사진까지 줄줄이 사퇴했고, 새로 꾸려진 이사회에서 추천한 김영섭 대표가 KT 수장의 자리에 앉게 됐다.


반면, 장인화 후보에 대해서는 포스코그룹 CEO 최종 후보로 선임된 지 한 달이 다 되도록 정부나 정치권에서 별다른 반응이 없다. 총선이 다가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굳이 뒤늦게 개입할 이유도 없어 보인다.


일부 시민단체와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장 후보 사퇴 여론이 일고 있지만 큰 의미는 없다는 게 재계 판단이다. 시민단체의 경우 주총에서 의미 있는 의결권을 행사할 주주와의 연계가 없고, 소액주주들도 이차전지 테마주로서의 지분 가치를 끌어올릴 CEO를 기대했던 일부가 목소리를 내는 데 불과하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어느 쪽에서건 장인화 후보를 끌어내리려는 의도가 있었다면 최종후보 발표 직후부터 일찌감치 목소리를 내지 않았겠느냐”면서 “주총까지 10여일의 기간 동안 큰 변수가 있을 것으로 보긴 힘들다. 주총 최대 이슈는 CEO 선임이 아닌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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