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美 브랜드 전기차 쏟아지는데… 日 업체는 '관망'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4.02.29 06:00  수정 2024.02.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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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이쿼녹스EV, 캐딜락 리릭, 지프 어벤져 등 美 EV 출격

토요타 BZ4X 감감 무소식… 혼다는 2~3년 더 기다려야

쉐보레 이쿼녹스 EVⓒ 쉐보레

그간 국내 시장에서 전기차 출시에 소극적이었던 GM, 지프 등 미국 브랜드들이 올해는 본격적으로 전기차 라인업을 갖춘다. 최근 미국차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만큼 분위기 전환을 노리고, 향후 의무가 될 전기차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토요타, 혼다 등 일본 업체들의 관망세는 올해도 지속되면서 주요 브랜드들과 격차가 벌어질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올해 쉐보레 이쿼녹스 EV, 캐딜락 리릭 등 2종의 전기차를 출시한다. 한국GM이 볼트 시리즈(볼트EV, 볼트EUV) 외 전기차 모델을 국내 시장에 들여오는 건 처음이다.


두 모델 모두 GM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인 얼티엄 플랫폼에 기반한 전기차로, 국내에 이 플랫폼이 적용된 GM의 전기차가 들어오는 것 역시 처음이다.


쉐보레 이쿼녹스EV는 지난해 말 미국에서 첫 공개된 전기차로, 최근 북미 시장에 공개된 가격은 최저 3만4995달러(4670만원)부터 시작한다. 이쿼녹스 EV 전륜구동(FWD) 모델에는 213마력의 싱글 모터가, AWD에는 288마력의 듀얼 모터가 탑재되며,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약 483km이다.


캐딜락 리릭 ⓒGM

캐딜락 리릭은 GM 전동화전략의 핵심으로 꼽히는 캐딜락 브랜드 최초 전기차로, 북미 판매 가격은 5만8950달러(약 7650만원)부터 시작한다.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4.9kg.m을 발휘하는 싱글 모터 후륜구동(RWD) 모델과 최고출력 500마력, 최대토크 62.2kg.m의 듀얼 모터 사륜구동(AWD) 모델 두 가지로 운영되며,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듀얼모터 사양 기준 468km이다.


GM 뿐 아니라 전통 미국 브랜드인 지프 역시 올해 소형 전기 SUV '어벤저'를 출시한다. 어벤저는 지프 브랜드 최초 전기차로, 지난해에는 미국, 유럽시장에서만 판매됐지만 올해는 국내에 발을 내딛는다.


지프 어벤저 ⓒ스텔란티스코리아

어벤저의 판매 가격은 5000~6000만원대로 예상되며, 400V 전기 모터 탑재로 최고 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6.5㎏·m의 성능을 발휘한다.


그간 국내 시장에 전기차 출시를 망설였던 미국 브랜드들이 올해 이토록 서두르는 것은 줄어든 판매량을 회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전기차 시장이 지난해부터 다소 주춤하는 추세지만, 브랜드 존재감이 흐려진 만큼 전기차를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겠다는 계산이다.


실제 캐딜락, 포드, 지프 등 미국 브랜드들은 하나같이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2018년 연 2000대 판매를 넘겼던 캐딜락은 신차부진과 브랜드 존재감 하락 등으로 2022년부터 연 900여대를 겨우 판매하고 있고, 포드 역시 2018년 1만1586대에서 지난해 3450대로 크게 줄었다. 지프도 2021년 1만대 판매를 넘겼으나 지난해 4512대로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한국GM(쉐보레·GMC) 역시 국내에서 생산 중인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 등 2종의 볼륨모델을 제외하면 수입 모델의 판매량은 극히 낮다. 지난해 한국GM의 연간 판매량은 3만8755대에 달했지만, 이 중 수입모델의 판매량은 5589대에 불과했다.


토요타 BZ4Xⓒ토요타코리아

반면, 미국과 함께 국내 전기차 판매에 소극적이었던 일본 브랜드는 올해도 관망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토요타는 지난해 말 출시하기로 했던 첫 전기차 모델 BZ4X의 올해 출시 여부를 전면 검토 중이다. 당초 지난해 말만 하더라도 올해 1분기로 연기하기로 했지만, 올 들어 출시 여부마저 불투명해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출시할 신차 라인업 역시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혼다는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도 국내 시장에 전기차를 출시하지 않을 예정이다. 혼다는 앞으로 2~3년 후에나 첫 전기차 모델을 국내에 들여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미국 업체들과 달리 일본 브랜드의 경우 강점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충분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 토요타, 혼다는 앞서 2019년부터 이어진 불매운동 영향으로 판매 부진을 겪다 지난해 하이브리드 차량을 중심으로 판매 회복세에 올라탔다.


게다가 국내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며 하이브리드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단 점은 일본 브랜드들의 전기차 출시 시점을 늦추는 데 힘을 실어줬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가별 전기차 라인업 격차는 올해부터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올해 전기차 시장 역시 지난해에 이어 '캐즘' 구간을 걸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어떤 업체가 승기를 쥐게 될 지 주목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과 일본 브랜드는 상황이 다르다. 미국 업체들은 전기차 투자를 공격적으로 하다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가 주춤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거라면, 일본업체들은 하이브리드차를 주력으로 전기차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기차 숨고르기 시기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은 일본업체들의 판매량 증가하겠으나, 미국업체들의 전기차 모델들도 미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단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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