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숙 수분양자들 릴레이 집회, “오피스텔 용도변경 불가능”
금융권, 대출 한도 70%→40%로 낮춰…입주조차 불투명
“시행사·지자체 책임도…준주택 인정 논의 시작해야”
지난해 9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생숙 수분양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준공을 앞둔 생활형숙박시설(생숙)을 중심으로 공실 폭탄 우려가 커지고 있다.ⓒ뉴시스
준공을 앞둔 생활형숙박시설(생숙)을 중심으로 공실 폭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불법 낙인에 입주가 불투명해진 수분양자들은 오피스텔로의 용도변경이나 준주택 인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퇴로를 마련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3일 마곡 롯데캐슬 르웨스트 수분양자들은 잠실롯데타워 앞에서 용도변경 요건 완화 등을 요구하는 집회에 나선다. 지난 20일에는 안산시청 앞에서 힐스테이트 시화호 라군인테라스 수분양자들이 집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들은 모두 준공 전 생숙으로, 주거용 오피스텔로의 용도변경을 추진하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구단위계획에 부합하지 않거나 설계변경을 위한 계약자 동의율 100% 달성 등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서다.
생숙은 장기체류숙박 등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된 취사 가능한 숙박시설이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아파트 대체제로 각광받으며 활발히 공급됐다.
이에 정부에서는 생숙이 편법적으로 활용되는 것을 막고자 2021년 건축법 시행령 개정으로 숙박업 신고를 의무화하면서 주거용으로 활용되는 생숙에 대해 오피스텔로의 용도변경을 할 수 있도록 지난해 10월 14일까지 건축기준 일부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특례를 제공했다. 또 올해 말까지 이행강제금 부과를 유예하는 등 숙박업 신고 계도기간을 부여 중이다.
그러나 사실상 이미 건축이 완료된 생숙의 경우 오피스텔 기준을 충족하기 쉽지 않아 숙박업 신고를 하지 못한 소유자들은 이행강제금을 물며 거주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준공 전 생숙의 수분양자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거주가 가능하다는 시행사의 설명에 주거용도로 활용할 계획으로 생숙을 분양받았는데, 금융권의 갑작스러운 대출 제한으로 잔금 납부가 어려워져 입주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 처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준공한 수원의 파비오더리미티드185는 대부분 수분양자가 잔금을 납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레지던스연합회 관계자는 “처음 분양을 받을 당시에는 분양가의 60~70% 수준의 대출이 나왔다”며 “그러나 잔금 납부를 앞둔 시점에 금융권에서도 생숙이 위험한 상품이라고 보고 분양가의 30~40% 수준으로 대출 한도를 낮추면서 수분양자들은 신용불량자가 될 위기”라고 설명했다.
수분양자들은 시행사들이 분양 당시 주거용으로 홍보한 점, 지자체에서도 숙박시설에 대해 무분별하게 인허가를 내준 점들을 고려해 정부 차원에서 방안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수분양자는 “관광지도 아닌데 대규모 숙박시설이 건설될 수 있도록 지자체에서도 허가를 내줬는데 이제와서 절차적 문제가 없다고 한다”며 “생숙 문제가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엽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생숙을 주거용으로 활용하는 것이 불법이다 보니 지자체나 금융기관에서도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도가 없을 것”이라며 “생숙을 무조건 불법으로 대응하기 보단 큰 틀에서 준주택으로 인정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생숙 중에서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케이스들을 조사하고, 준주택으로 인정했을 때 발생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논의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주차장 요건을 갖추지 못했거나, 과밀 학급 문제가 나타나는 곳이 있다면 부설주차장 설치비용이나 학교용지부담금을 부담하는 식으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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