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 바로미터, 공인중개사 휴·폐업…12개월 연속 순감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입력 2024.02.22 06:17  수정 2024.02.22 06:17

2022년 8월 기점으로 휴·폐업이 신규 개업 앞서

“월 중개수입 75% 줄어”, 부동산 거래량 반토막

“중개 현장서 부동산 전망 부정적으로 인식 중이라는 의미”

개업 공인중개사 숫자가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순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개업보다 휴·폐업하는 공인중개사가 많아서인데, 중개 업계에서는 부동산 침체가 한동안 이어진다는 전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주장한다.ⓒ데일리안 DB

개업 공인중개사 숫자가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순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개업보다 휴·폐업하는 공인중개사가 많아서인데, 중개 업계에서는 부동산 침체가 한동안 이어진다는 전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주장한다.


22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개업 공인중개사는 1117명, 휴·폐업 공인중개는 1304명(127명·1177명)으로 집계됐다.


개업보다 휴·폐업 건수가 더 많았는데, 이 같은 현상은 2022년 8월을 기점으로 가시화되더니 지난해 2월부터 12개월 연속 지속됐다.


지난 2022년 연간 신규 개업 공인중개사는 1만4757명이었고 휴·폐업 공인중개사는 1만3217명(1010명·1만2207명)이었다. 상반기만 하더라도 신규 개업(8889명)이 휴·폐업 공인중개사 수(5719명)보다 많았으나, 하반기에는 상황이 반전되면서 휴·폐업(9038명)이 개업(7498명) 공인중개사 수를 앞질렀다.


지난해에도 개업(1만2224명)보다 휴·폐업으로 문을 닫은 공인중개사가 1만5817명(1만4379명·1438명)으로 더 많이 집계됐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최근 공인중개사의 경영여건 악화 됐다. 단순 부동산 거래량만 보더라도 50% 이상 반토막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아파트와 빌라 등 주택과 오피스텔 등 상업업무용 건물 등을 비롯한 연간 건축물 거래는 2022년을 기점으로 급감했다. 지난 2021년 전국 건축물 거래는 211만4309건이었으나 2022년 128만7796건, 지난해 115만4649건으로 감소했다. 공인중개사 휴·폐업이 본격화된 시기와 맞물린다.


서울 강남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 2022년 7월까지 중개수입으로 월 2000만원을 벌어들였는데 지금은 500만원을 벌어들인다”며 “이보다 중개수입이 더 적었던 곳들은 지금 사무실 운영이 어려울 정도로 수입이 줄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직접적인 원인은 부동산 거래량이 급감했다는 것이지만 정부의 규제 및 정책 방향, 전세사기 등도 중개 현장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며 “예를 들어 임대차 3법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이 생기면서 전월세 매물이 줄었고, 전세사기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곳들은 집들이 경·공매로 넘어가면서 거래가 끊겼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중개 업계에서는 휴·폐업 통계가 현장에서 부동산 시장 전망이 반영된 선행지표로 보고 한동안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거래량이 큰 영향을 미치기는 하지만 거래가 줄었다고 바로 중개사무소를 닫지 않는다. 거래가 줄더라도 일단은 몇 달 버텨보다가 영업 중인 동네에서 정말 더 매물이 들어오지 않겠다고 판단할 때 휴·폐업을 결정한다”며 “신규 개업보다 휴·폐업하는 사무소들이 많다는 것은 현장에서 부동산 시장의 향후 전망이 상당 기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느끼는 중개사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휴·폐업률은 기준금리가 인하되는 등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부동산 거래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전을 기점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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