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SW사업, 대기업 진입장벽 낮췄지만 정작 기업들은 '시큰둥'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4.02.16 06:00  수정 2024.0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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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행정망 먹통' 사태 방지 차원

700억원 이상 투입 사업, 대기업 참여 가능

업계 "수익성 너무 낮고, 번거로움 커"

ⓒ데일리안DB

7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에 대기업 참여가 가능해졌다. 기업간 경쟁을 촉진하고 최신 기술인 AI(인공지능), 클라우드 등을 공공서비스에도 신속하게 적용하기 위한 차원이다.


최근 연달아 정부 행정망 등 대형 공공 소프트웨어 서비스에서 품질 문제가 대거 불거지면서 이같은 정부 조치가 시행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정작 기업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사업금액 700억원 이상 사업에 대해 예외심의 없이 상호출자제한 대기업의 참여를 허용하기로 하고 SW진흥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대기업참여제한 제도를 통해 지난 2013년부터 유지해왔던 규제를 풀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그간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의 '상생'차원에서 규제해왔던 공공 SW 사업 빗장을 푸는 것이다.


특히 최근 대형 정부 사업에서 품질 문제가 대폭 발생하자 정부는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당초 1000억원 이상의 대형 사업에서만 대기업 참여를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최근 700억원 이상으로 그 진입 문턱도 낮췄다.


그간 대기업은 국가 안보, 신기술 분야 같은 사업에서만 심의를 거쳐 예외를 인정받아야 참여가 가능했으나, 이번 정부의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으로 인해 700억원 이상 사업에도 예외 심의 없이 참여가 가능해졌다.


지난 10년간 공공 SW 사업이 중소기업 중심의 시장으로 운영되면서, 전산망 장애 등의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중소기업의 제한된 운영 및 관리 원인이 한계점으로 지적돼 왔다.


그럼에도 대기업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뒤따르는 책임은 크지만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지 않는 정부의 보수적인 예산과, 기업의 다른 사업 대비 손에 쥘 수 있는 수익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심지어 고품질 서비스를 정부 예산에 맞게 지원하다가는 적자가 불가피한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지기 일쑤라는 것이 업계 고충이다.


또한 지난 10년간 대기업이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에 손을 떼면서 전문 인력들은 대거 퇴사한 상태다. 공공사업 자체가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점도 업계의 반응을 시큰둥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삼성SDS와 SK㈜ C&C는 관련 사업 조직도 사실상 없앤 상황이다. 국내 대기업 SI 3사 중 LG CNS만 조직을 유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1000억원 이상의 규모에서 700억원 규모로 그 제한을 조금 더 푼 것은 잘된 일이지만, 주먹구구식 관행이 점차 짙어진 공공 SW 사업 특성상, 더이상 기업들에게 인기를 끌기 어려운 사업이 돼버렸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정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여러곳이 컨소시엄 형태로 전산망 사업 입찰에 참여할 때 중소기업 지분이 높을 수록 가산점을 주던 '상생 협력 평가 제도' 역시 개선하기로 했다. 대기업이 주 사업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겠단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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