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털어내도 쌓이는 부실채권…고금리에 中企 리스크 여전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입력 2024.02.14 06:00  수정 2024.02.14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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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비율 1.05%…전년比 0.2%P↑

지난해에만 2013억원 상·매각 처리에도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악화 추세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중소기업들의 대출 상환 여력이 크게 악화한 영향을 받고 있는 탓이다. 기업은행은 부실채권의 손실 처리 규모를 확대하며 건전성 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부실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우려가 커진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05%로, 1년 전보다 0.20%포인트(p) 오르면서 지난 2022년 4분기(0.85%) 이후 상승 추세를 지속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의 전체 대출에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다. 은행은 대출채권 상태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로 구분한다. 이중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을 묶어 구분하는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돼 사실상 떼인 돈으로 볼 수 있다.


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을 4대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25%로, 기업은행이 4배 이상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기업은행의 대출 자산에서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배경에는 길어지는 고금리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2021년 8월 0.50%였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1월까지 10차례 연속 인상해 3.50%로 급격히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감당해야 할 금융비용이 치솟았고, 경기 부진도 이어지면서 원리금 상환 여력이 크게 악화한 상태가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기업은행이 그동안 중소기업 대출을 적극 취급해온 만큼 부실 위험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에만 13조원가량 불어나면서 234조원을 육박하고 있다. 이에 기업은행은 상·매각을 통해 부실채권을 장부에서 지워내며 건전성 관리에 나서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에만 2013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상·매각 처리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63.8% 늘어난 수준이다.


하지만 대출 자산에서 부실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탓에 벌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건전성이 악화했다. 지난 2019년 말 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8%까지 치솟은 이후, 정부의 코로나19 금융지원에 부실화가 지연되면서 ▲2020년 1.08% ▲2021년 0.85% ▲2022년 0.85% 등으로 추세가 꺾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고금리 환경이 길어지고 코로나19 금융지원도 종료되면서 다시 상승 추세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 속 경영 여건 악화로 한계에 내몰리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보여주는 통계 지표가 잇따르고 있어 우려가 가중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어음부도율(금액 기준)은 0.23%로 전년(0.10%)보다 두 배 넘게 뛰었다. 이는 2001년(0.38%)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어음부도율은 지난 2019년 0.08%, 2020년 0.06%, 2021년 0.07% 등으로 0.10%대를 밑돌았는데, 2022년부터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 어음부도 금액도 5조3484억원으로 전년 대비 2.4배 급증했다. 이는 2014년 6조232억원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대출 연체율도 지난해 11월 말 기준 0.52%로 전월 대비 0.04%포인트(p) 상승했다. 이중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61%로 전월보다 0.05%p 오르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앞으로도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한은이 지난해 2월 이후 금리 동결 기조를 지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소기업들이 감당하기에는 높은 수준이 유지되고 있는 탓이다. 이에 기업은행은 충당금을 대규모로 적립하며 리스크 대비에 나서고 있다. 실제 기업은행의 지난해 누적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조576억원으로 전년보다 38.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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