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의무 3년 유예…수분양자 숨통 트지만, 양극화는 더 심화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4.02.05 05:46  수정 2024.02.05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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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시 전세끼고 잔금 치를 수 있어, 수분양자 ‘숨통’

청약제도 개편 맞물려, 신축 청약경쟁 치열 전망

투자수요까지 가세…“강남·비강남 양극화 더 심화”

여야 정치권에서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에 적용되는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는 방안이 언급되면서 당장 분양권 전매가 막힌 단지들은 한숨 돌리는 모습이다.ⓒ데일리안DB

여야 정치권에서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에 적용되는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는 방안이 언급되면서 당장 분양권 전매가 막힌 단지들은 한숨 돌리는 모습이다.


다만 이렇게 되면 실수요자들의 강남권 진입장벽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분상제 적용을 받는 규제지역 내 신축 단지로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청약경쟁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실거주 의무를 3년 유예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그간 지지부진하던 주택법 개정안 논의도 점차 재개되는 모습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3부동산대책을 통해 전매제한을 완화하고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야당의 반대로 실거주 의무 폐지를 골자로 한 주택법 개정안은 1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정부 발표를 믿고 청약에 나섰다가 실거주 의무에 발 묶인 시장 불만이 거세지자, 총선을 앞두고 여론을 의식한 야당이 뒤늦게 3년 유예하는 방안을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분상제 아파트에 대한 실거주 의무 시점을 현행 ‘최초 입주 가능일’에서 ‘최초 입주 가능일로부터 3년 이내’로 변경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여야 합의가 이뤄지면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시장에선 당장 급한 불은 껐단 반응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는 단지는 전국 72곳, 4만7595가구 규모에 이른다. 이 중 30%가량이 올해 입주를 앞두고 있다.


실거주 의무가 유예되면 세입자를 들이고 잔금을 치를 수 있어 자금여력이 부족한 수분양자들은 숨통을 트게 된다. 입주 예정인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세도 어느 정도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로 인해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문턱이 외려 높아질 거란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청약제도를 손질하면서 규제지역 분양에도 추점제가 도입돼 1주택자도 청약 기회를 가지는 만큼 현금부자들이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실거주 의무 유예 가능성을 내다본 투자수요까지 더해지면 청약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당장 이날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본격 분양 일정에 돌입하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일원 ‘메이플자이’가 첫 사례가 될 거라 입을 모은다. 이곳 단지는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29개동, 총 3307가구 규모로 이 중 전용 43~59㎡ 162가구가 일반에 공급된다. 모두 소형평형인 점이 특징이다.


단지는 투기과열지구인 서초구에서 공급돼 분상제가 적용된다. 3.3㎡당 분양가는 6705만원으로 전용 59㎡A 기준 분양가가 17억4200만원이다. 인접한 ‘래미안 원베일리’ 같은 평형대 직전 실거래가가 28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이보다 10억원 이상 저렴하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입지에 분양가도 인근 시세 대비 40% 정도 저렴해 청약 기회를 가진 수요는 모두 몰릴 것”이라며 “공급물량이 소형평형으로만 구성돼 실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를 목적으로 한 가수요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약경쟁률은 수백 대 1을 웃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거주 의무가 유예되면 자금력은 충분한데 청약 가점이 낮거나, 자금 여력은 안 되지만 청약 가점은 높은 수요가 일제히 분상제 단지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서울 외곽을 비롯해 지방에선 청약 미달인 단지들이 수두룩한 반면, 강남권은 수요가 쏠리면서 양극화된 시장 분위기가 더 굳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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