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진 허용 대상·시간 등 개선에 이용자 급증
약 직접 수령 원칙 유효…정책 완결성 높여야
의료계 연구원 “초진 대상 범위 축소 필요”
서울 한 병원에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관련 비대면진료 실행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뉴시스
의료 취약 시간대에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이용자 수도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확대한 지 한 달가량 지난 가운데 초진 허용 대상과 시간, 지역 등 문턱을 낮추자 이를 활용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다만 안전성과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여전해 일부 개선이 필요할 전망이다.
1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15일부터 비대면 진료 허용 대상 시간과 지역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담은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보완방안’을 시행했다. 기존 만성질환, 재진환자에서 일반질환, 신규환자로 확대됐고 야간 및 휴일에도 비대면 진료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비대면 진료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보완 방안이 시행된 지난달 15일 이후 첫 주말이었던 16∼17일 주말 동안에만 진료 요청 건수가 4000건을 넘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에 따르면 시행 전주인 3∼9일 일주일간 요청 건수가 하루 평균 190명꼴이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앞선 시범사업 때도 비대면 진료 수요는 폭발적이었다. 복지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6월 시범사업 시작 후 두 달(6~7월)간 진행된 진료건수는 총 29만1626건, 이용자 수는 26만7733명으로, 이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진행된 한시적 비대면 진료 대비 60~70% 수준이었다.
정부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의 성과를 분석해 향후 비대면 진료의 본격 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법제화가 필요하겠지만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앞으로 비대면 진료의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직까지는 반쪽짜리 정책이라는 점에서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많다. 현행 비대면으로 진료는 받을 수 있어도 약은 약국을 직접 방문해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약국에 대체 약이 없거나 처방전 자체를 거부하는 등 ‘약국 뺑뺑이’다.
비대면 진료 기준을 완화해 의료 취약계층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정부 취지에도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결국 이용자가 감소할 수 있다. 특히 진료를 비대면으로 볼 수 있는 만큼 정책의 완결성을 위해서라도 약도 배송을 해야 한다는 수요 역시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의사단체는 안전성 문제를 꼽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발간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현황과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원 643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초진 절대 불가, 재진만 허용’이 44.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재진만 허용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일부 불가피한 상황에서만 예외적으로 초진 허용’이 37.9%였다.
휴일 및 야간 소아의 초진(의학적 상담) 허용에 대해서 ‘안전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의료제공이 가능하지 않다’에 64.9%가 부정했다. 소아 대상 비대면 진료 미실시 이유에는 71.4%가 ‘안전성을 장담할 수 없어서’라고 응답했다.
아울러 약 배송에 대해서는 52.4%가 ‘약 배송도 허용돼야 한다’라고 답했다.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은 약을 받으러 나갈 수 있다면 비대면 진료도 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비대면 진료의 의미 자체가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의 개선은 안전성 확보를 위한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전화사용 불가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예외 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대면 진료 초진에 대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기에 초진의 대상 범위 축소 및 명확화가 필요하다”며 “비대면 진료와 관련된 행정・법적 제도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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