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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저가 공세 막아라" 이커머스도 초저가 경쟁


입력 2024.01.15 06:52 수정 2024.01.15 06:52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대규모 물량 공세’ 알리, 테무 작년 사용자 수 증가앱 1,2위 차지

초저가 상품 늘리지만 적자 상황에 수익성 악화 부담 커져

‘공산품은 중국 앱, 신선식품은 대형마트’ 양쪽서 치이는 신세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단지에서 택배 노동자가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뉴시스

고물가와 쿠팡 등 이커머스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마트가 연중 할인정책을 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내 이커머스가 초저가 전쟁 대열에 합류했다.


대대적인 물량 공세를 통해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를 겨냥한 전략이다.


앱(애플리케이션)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앱은 알리익스프레스로 조사됐다. 2위는 중국 직구 앱인 테무다.


국내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쿠팡을 비롯해 주요 이커머스 기업 모두 1~2위를 중국 기업에 내줬다.


작년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 공략을 시작한 알리는 자사 광고모델인 마동석을 앞세워 대대적인 물량 공세에 나서고 있다.


특히 CJ대한통운과 국내 물류 협업을 통해 배송기간을 단축하면서 국내 이용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서울은 3일 이내, 평균 5일 이내 배송이 가능하다.


증권가 추산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작년 알리익스프레스 물량은 3000만 박스 규모로 올해는 5000만 박스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7월 한국에 진출한 테무는 ‘억만장자처럼 쇼핑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초저가 상품을 판매하는 박리다매 전략으로 빠르게 이용자 수를 늘리고 있다.


출시 초기부터 최대 90% 할인 행사와 최대 수십만원의 적립금 증정 등 물량 공세가 고물가 시대와 맞물려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품 문제와 낮은 품질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초저가’ 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용자 수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이에 국내 이커머스도 초저가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작년 첫 연간 흑자가 유력시 되는 쿠팡을 제외하고 대부분 국내 이커머스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중국 이커머스에 안방을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은 탓이다.


직접 상품을 눈으로 보고 고르는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과 달리 온라인은 가격이 앱 선택의 핵심 기준이 되다 보니 한번 시장을 빼앗길 경우 되찾아오기 힘들 것이란 불안감이 큰 분위기다.


여기에 초저가 상품 외에도 무료배송, 무료반품은 물론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다양한 간편 결제 서비스도 제공하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국내 이커머스 대비 크게 불편한 점이 없다는 점도 위기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메프는 최근 1만원 이하 특가 패션상품을 선보이는 전문관 ‘99샵’을 신설하고 초저가 패션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매일 990원의 상품을 추천하고 9900원 이하 패션·잡화 상품 600여개를 추천한다.


티몬은 1만원 이내로 구매 할 수 있는 가성비 아이템을 한 데 모은 ‘만원의 행복’ 기획전을 운영하고 있고, 11번가는 작년 9월부터 1만원 미만의 가격대의 상품을 모아 판매하는 ‘9900샵’을 열고 가성비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중국 이커머스와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일각에서는 2010년 대형마트업계에서 벌어졌던 '10원 전쟁'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치킨게임을 이겨낸 최후의 승리자가 시장을 차지할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경우 코카콜라 등 일부 음료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식품 카테고리를 운영하지 않다 보니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을 독점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대다수 이커머스업체의 경우 적자 구조를 탈피하기 어렵다 보니 초저가 경쟁에 대한 내부적인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중국 업체들이 식품은 취급하지 않지만, 신선식품에 강점을 가진 대형마트가 연일 행사를 진행하고 있어 공산품과 신선식품 양쪽에서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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